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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에세이

신용산 부라보선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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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전 직장 동료를 만났다. 약 2년 만이었다. 처음에는 동료분이 일찍 마쳐서 가게에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간단하게 한 잔을 한 다음, 신용산에 뜨고 있다는 용리단길로 안내했다. 용리단길은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 옆에 펼쳐져 있는 작은 골목들을 일컫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공장이나 창고가 즐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이 들어오고 나서 젊은 층이 늘어나고 그들의 니즈에 맞춘 힙한 가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용리단길'이라는 이름을 얻기에 이르렀다. 

 

용리단길은 힙한 동네이기는 하나, 기존 가정집들을 고쳐서 가게를 여는 형태가 대부분이라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적다. 사람은 많은데, 가게 안은 좁아서 언제나 웨이팅이 몰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줄을 서게 되면서 '힙한 가게'가 탄생하게 된다. 물론 그만큼 맛과 인스타그래머블한 인테리어는 필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직접 가게에서 술을 마셔본 결과, 가게가 조금만 더 컸으면 웨이팅 없이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간단하게 1차를 하고 우리가 간 곳은 부라보 선술집이라는 가게였다. 멀리서도 '생맥주가 맛있는 집' 이라는 간판이 잘 보이는 집이었다. 2차로 가볍게 즐기기 좋을 듯해서 간 곳이었는데, 우리가 자리 잡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 웨이팅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곳이 정말 핫하다는 말이 정말인 듯했다. 

 

우리는 레드락이랑 노가리가 포함된 마른 안주를 시켰다. 레드락은 예전부터 즐겨마시던 술이었는데, 역시 배신당하지 않았다. 붉은 빛깔이 돌아서 인스타 사진 찍기도 좋았다. 벽면 한쪽은 빔프로젝트를 쏘아서 노래를 계속 틀어주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김광석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가게 안은 여러 사람이 앉아서 먹기보다는 2명 많아봐야 4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공간만 있었다. 음악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옆 테이블의 이야기 정도는 막아줄 정도의 크기였다. 

 

전체적으로 젊은 느낌이 많이 나는 가게였다. 동료분이랑 과거의 회사 이야기와 앞으로의 살아갈 이야기 등을 나누었더니, 시간은 금새 지나갔다. 자리만 넉넉하다면, 웨이팅이 없다면 다시 한번 들러서 옛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가게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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