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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에세이

고향 방문기, 너무나 달라진 대구 옥포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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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집은 대구에 있는 옥포라는 동네이다. 이곳에서 무려 26년 정도를 살았던 것 같다. 지금도 가끔씩 부모님을 뵈러 고향에 내려갈 때가 있다. 그리고 성인이 되고 취업을 하고 나서도 옥포에 내려가면, 변하지 않은 풍경에 언제나 푸념 아닌 푸념을 하곤 했다.

그 이유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봤던 건물이 성인이 되고, 취업을 하고 나서도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모습을 매번 봐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혹 친구들에게 ‘우리 동네는 변하지 않는 동네야’라고 떠벌이고 다닌 적도 있다. 그만큼 동네 자체가 변화지 않고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다녀온 옥포는 내가 알던 동네와 살짝 달라진 듯했다. 특히 마을 입구에 있는 커다란 컨테이너 박스처럼 생긴 건물이 들어서 있고, 거기에 넓은 규모의 편의점이 들어서 있었다. (사실 그 전에는 그 컨테이너 자리에 철공소가 있었고, 언제나 작업 후의 원자재가 나뒹굴어 다녔던 곳이다. ) 또한 매번 바뀌지 않는다고 푸념했던 건물들이 외부 리모델링을 했는지 전부 깔끔해져 버렸다.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이게 내가 알던 옥포의 모습인가 하고 눈이 휘둥그레져 버리기도 했다. 사실 고향인 옥포 옆에 몇 해 전부터 지지부진하던 LH의 주택공사가 완료되어 아파트가 들어서고 부대시설이 생기는 등 많은 변화가 있기는 했다. ( 사실 토지공사는 필자가 어렸을 때부터 계속 공사 중이긴 했으나 코로나가 터지기 전 3~4년부터 공사가 급격하게 빨리 진행되었던 탓도 있다. )

그렇게 아침 산책 겸해서 새롭게 들어선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았는데, 너무나 달라진 풍경에 놀라고 말았다. 특히 아파트가 들어선 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그 아파트에 따르는 상가지구 역시 들어올 거라고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빌라촌까지 생길 줄은 몰랐다. 그래서 옥포에 생긴 빌라촌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그전에 대학교를 다니면서 봤던 학교 앞 빌라촌은 많이 받지만, 사실 기존의 논과 밭만 있는 풍경만 봤던 동네에 빌라촌이 떡하니 들어서 있으니 내가 알던 옥포가 아니다 라나는 생각이 물씬 들었다.

특히 집들의 위치가 살짝 빡빡하게 들어선 생계형 구조라기보다는 마치 외국의 동네와 같이 넓게 자리 배치가 되어 있어 살짝 판교의 운중동과 같은 느낌이 들기는 했다. 완전히 외국 같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존의 대도시의 빌라촌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게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변화지 않는다’ 고 말하던 우리 동네가 너무 빨리, 그리고 급격하게 바뀌어 버린 모습에 살짝 아쉬움이 묻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변화지 않는다’는 푸념이 나도 모르게 ‘포근하다’라는 말로 치환되어 써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산책하며 문득 들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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