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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글쓰기

대화를 시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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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시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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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하루종일 이상한 기계로 

위와 같은 이상한 전자음을 내고 있다. 

남자의 얼굴에는 이미 눈물이 범벅이었고

왼 손에는 먹다 남은 소주병 하나가 들려 있었다. 


"아저씨, 여기서 뭐하세요?"


내 말이 들리지 않는 듯 그 남자는 매번 똑같은 행동만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을 보았나? 어느날 그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다. 동네 주민분들은 시끄럽던 소리가 사라졌다며 좋아했다. 


이상한 전자파 소리가 귀에 거슬리지 않던 사람은 이 동네에 나 밖에 없었나 보다. 해질 무렵 자꾸 귀에 아른거리던 그 소리가 그리워져 그 남자가 있던 곳에 가 보았다. 텅빈곳에 작은 책이 하나가 적혀 있었다. 책 오르쪽 모서리에는 책 제목인 것 같이 보이는 글자가 보였다..


<쉽게 따라하는 모스부호>


그 밑에는 빨간 줄로 어떤 한 구절이 적혀 있었다. 


보. 고. 싶. 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 남자가 서 있었다. 

갑자기 내 눈에도 눈물이 났다. 남자가 입을 열었다. 너무 낮지도 너무 높지도 않은 부드러운 그러면서도 따뜻한 목소리였다. 


"여보,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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