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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게임

보드게임 틸레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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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추천으로 오픈채팅으로 운영하는 보드게임 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보드게임 경력이라고는 친구가 가져오는 게임을 주로 해서 어느 정도 호감만 가지고 있었다. 가입을 할 때도, 이곳은 전략게임이 위주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얼마나 어려울까 싶어 겁도 없이 가입을 했다.

첫 모임은 가입을 하고 한 달 정도 뒤였다. 더 이상 팜여 안 하면 유령회원이 된다길랴 체험 삼아 공지가 올라온 게임 중에 자리가 비는 가장 빠른 게임에 참여했다.

그 게임의 이름은 틸레툼이었다. 틸레툼이라는 전략게임은 르네상스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으로 상인과 건축가 2개의 말을 움직인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원과 역할카드의 존재이다. 상인은 도시의 빈 곳에 집을 집을 지을 수 있고, 건축사는 기둥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올릴 수 있게 도와주는 건 역할 카드이다. 자기 턴에 맞춰 해당 역할 카드를 수행하면서 할 수 있는 액션을 선택하는 거다. 어떤 역할 카드를 선택하냐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은 엄청 달라진다. 

 

결국 이 게임은 순간의 선택을 보다 복잡하게 연결해서 최후에 승리 조건을 맞춰가는 게임이다. 그런 점을 볼 때 자기가 가진 패에서 무엇이 강점인지에 대한 파악과 이 강점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어디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중요한 전략적 요소가 된다. 

 

내가 힘들었던 부분이 여기다. 내가 가진 강점의 파악이 안되니 우선 하는 대로 플레이하고, 그다음 전략이라는 것이 나오지 않게 된다. 그냥 해당 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액션들을 하다 보면 허무하게 날려버린 턴들이 발생할 것이고, 종장에 가서는 그 액션들이 큰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결국 그 작은 차이들이 쌓여서 옆 자리 플레이어들과의 점수 차이를 만들게 된다. 

 

이런 전략 게임을 하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게임 문명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문명이라는 게임에서도 자기가 가진 위치와 장점을 확실히 파악하고 가장 유리한 승리조건을 이루기 위한 가장 빠른 루트를 선택한다. 이 단계에 이르지 않고서는 그냥 플레이만 하는 바보가 될 뿐이었다. 

 

이런 점에서 전략 게임은 보드게임이든, CRPG든 인생이든 똑같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핵심은 자기가 가진 패를 아는 것. 그리고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명확한 것. 이 두 가지가 확실하지 않으면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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