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0 - [학교/책] - 우리는 디씨 -디시, 잉여 그리고 사이버스페이스의 인류학 -1
지난 포스팅에 우리는 디씨의 특징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하려다가 그친 적이 있다.
그래서 이어서 디씨의 특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살펴 보려고 한다.
지난 번 디씨의 특징으로 친목금지랑 리더가 없는 평등한 사회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왜 이런 것들이 디시인사이드의 특징이 되는가 하면, 디시인사이드에서 가지는
이런 특징들은 사실 보통 커뮤니티에서 옹호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디시인사이드와 비교하여 네이버 카페를 예를 들고 있다.
그 곳에서는 친목도모라든지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더 좋은 컨텐츠를 보기 위한 계급사회가 일반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런 사회는 흡사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더 높은 계급, 직급에 올라가기 위해서 윗사람들에게 비위를 맞추고 줄을 타는 등의 행위는
우리 눈에 별반 낯설거나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이런 행위들은 디시인사이드에서는 배척의 대상이고, 욕먹기 그지없는 행위이다.
사실 나 역시도 디시인사이드에 대해서 들어가본 적은 없다.
그러나 많은 유행어들을 낳고 떡밥에 죽고 사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 정도로 알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잘 알아야 할 것은
이런 사회에 대한 역행이 디시인사이드를 이끌어가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목도모의 경우,
보통의 경우에는 친목을 도모하면 충성갤러들이 양성되고 그 갤러리에 대한 옹호의 빛이 보일꺼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이런 경향일 수록 새로운 뉴비(새로운 신입회원)들을 배척하게 되는 것이다.
꼭, 학교에서 불량아이들끼리 뭉쳐 있는 듯이 살아가는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 중에서는 꼭 능력이 없으면서 그런 무리 속에 들어가 뭔가 대단한한 것 처럼
행동하는 인원이 몇몇이 있는데, 친목은 그런 속성의 인원들을 늘려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시인사이드에서는 이런 의미의 친목을 배척한다.
그리고 계급또한 배척하는 것은 앞선 이야기와 궤를 같이 한다.
이런 계급들은 능력에 따른 편차가 아니라 오래되어다는 것 하나 만으로
대우받으려고 하는 작자들의 양상을 뜻한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또다시 파벌을 만들고 자기만의 영역을 개척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양질의 컨텐츠는 사라지고 파벌과 친목에 관한 내용의 글들만 올라올꺼기 때문이다.
디시인사이드는 이런 면에서 보면 정말
아테네의 초기 민주사회랑 닮아 있다.
책에서도 언급되는 부분인데, 여기서는 첫 째, 계급이 없다. 둘 째, 모두가 동등한 하나의 투표권이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마지막 여자가 없다.
디시인사이드에서는 여자는 배척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현실이 아니라 디시 갤러리 안에서 말이다.
그 이유는 여성들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무리짓기랑 친목도모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목 도모질을 갤러리 내에서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말을 어김없이 말하곤 한다.
친목도모를 하는 애들은 게이이다.
즉, 남성적인 영역에서 서로 공격적인 성향만이 허락된 공간이 바로 디시인사이드인데, 여기서 친목도모적 성향을 지닌다는 것은
곧 자신은 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어지보면 대게 모아니면 도 라는 무식해 보이는 규칙이고
특징이만 이런 특징들이 디시인사이드, 나아가 사이버스페이스를 지배하는 하나의
암묵적인 룰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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