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이 또 다시 일을 냈는 것 같다.
사실 김애란의 소설을 읽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처음 김애란의 소설을 접한 것은 학교 수업 시간이었다.
문예창작학과 수업 시간에 처음 읽은 작품은 '물속의 골리앗'이었다.
바로 비행운, 이 책에 나와 있는 단편 중 하나였다.
사실 '물속의 골릿앗'은 나로서는 크게 감동이 있거나 신선한 작품은 아니었다.
그냥 용산참사가 생각 나기도 하고, 노아의 방주가 생각나기도 하고, 에일리언이 생각나기도 하는
그런 작품이었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물어 본다면, 간단하다.
아파트를 구입하고 20년간 아파트 대금을 다 갚자마자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다시 쫓겨나게 된 상황이 어찌보면 부조리한 우리의 삶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 나가고 아무도 없는 아파트에 두 모자가 살아가는 모습은 처절하기 이를 때 없다.
그러면서 혹시 끊길지 몰라 받아놓은 물들 비닐에 비치는 모습은 꼭 에일리언의 알을 마주한 주인공의
무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리고 미친듯이 그 알들을 찢어 발기는 어머니의 모습은
한계에 다다른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내리는 거대한 홍수, 그리고 살아남은 거대한 크레인 골격,
작가는 이런 크레인 골격을 골리앗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크레인이라는 것이. 아버지가 죽기 마지막까지 생존을 위해 투쟁하던 바로 그 장소라는 것이
참 부질없이 오버랩되어 보이게 된다.
뭔가를 이렇게 보면 대게 허무하면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처절한 구렁텅이 그 속에 들어가는 모습이
비행운이 가지고 있는 내부적 어두움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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