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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후감

우리는 디씨 -디시, 잉여 그리고 사이버스페이스의 인류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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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가지고 있는 제목은 상당히 상당히 촌스럽다. 
여기에서 말하는 디씨는 우리가 흔히 디시인사이드라는 웹페이지를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왜 디씨(氏)라는 말을 붙였을까? 

책의 중반 쯤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어느 카드회사의 카피처럼 여기 디시인사이드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하나의 특징을 가진다. 그리고 그들은 사이버 스페이스상에서 하나의 국가와 같은 
안정감을 찾고 떡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의기투합한다. 즉 여기, 디시인사이드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다 디씨(氏)인 것이다. 
위의 말은 완벽하게 인용된 것이 아니라 이 책의 대목을 
주관대로 껴맞추고 편집한 내용이다. 
즉, 디시의 사람들은 하나의 일관된 행동 양식을 보여주며, 스스로가 그런 행동양식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인 하나의 성씨와 같은,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우리가 오해를 해서는 안 될것이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말하는 가족은, 서로 보듬어 주고 감싸주는 의미의 가족이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서로에게 욕을 하고, 신음태그나 야동태그와 같은 혐오짤을 올리는 등의 낚시질을 한다. 
즉, 여기에서 가족같은 분위기는 이 곳을 벗어나서는 살수 없다는 하나의 
사이버 공동체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디시인사이드에 나오는 몇가지 특징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중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바로 닉네임에 대한 의미이다. 
여기서는 가장 크게 두가지의 닉이 있다. 갤로그 라는 하나의 김유식(디시인사이드 설립자)의 노예라고 불리며
일정의 고정닉네임을 선사 받은 부류와 유동닉이라고 해서 글을 쓸 때마다 어떤 정보를 적어야 하는 
유동닉이라는 부류이다. 

디시에서 닉네임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싱하형이라고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때 온 인터넷 사이트의 짤방으로 유명하며, 
형 왔다 라는 멘트와 함께 온갖 욕을 남발하던, 그 ,, 싱하형... 
싱하 형 역시 디시에서 유래가 되어 유행으 된 경우이다. 

즉, 디시에서는 닉네임의 컨셉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해당 특색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형상화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 형성에서는 병신력이라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디시에서는 이 병신력이 높은 아이디와 
컨셉을 최고로 친다. 

그래서 매번 이런 병신력들을 올려주는 닉네임이 (일명 유명닉)들의 쟁탈전이 심해진다. 
그래서 어쩌면 디시인사이드가 하나의 정글이 되고 생태계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고정닉(갤로그)가 나올 때,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정글, 전쟁터인 디시인사이드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그리고 흐르는 물을 가로 막는 댐과 같은 존재를 파괴하려는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국 사람들을 두가지 부류로 나눠버리는 수단이 됐을 뿐이다.





디시인사이드의 특징을 크게 말하자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떡밥에 미친 무리들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이다.
전쟁이라고 하면, 게시판을 도배를 하고 상대 갤러리에 ip를 블럭당하게 하고(신고해서), 그리고 낚시질하는 등의 
일명 자신의 갤러리가 자신들의 것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행위가 바로 전쟁이다. 
그리고 이런 전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일본의 2ch과의 사이버전쟁이다.
 


일본의 2ch 역시 디시와 같은 성격의 웹사이트라고 한다. 이 둘의 전쟁이 얼마나 컸으면 
뉴스에서도 보도되는 등의 일이 커졌었다. 
내 기억속에 2ch이 있는 것을 보면 당시에 일본이라는 알수 없는 분노의 대상이라는
점까지 부각되어 국가간의 감정 싸움과 자존심의 싸움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가 바로 떡밥인데, 이는 사람들이(갤러) 디시인사이드에 머무르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병신력이 충만한 하나의 떡밥이 떨어지길 원하는 구조.
하지만 이 떡밥이라함은 단순한 소스에 불과하지 그것이 완성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없다. 
디시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완성품은 없고 언제나 미완성적이라는 말.
즉, 하나의 떡밥이 있으면 갤러들은 그 떡밥을 가공하고 가공하고 또 가공한다. 
결국 가공의 소스로써 계속 남아 있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유명한게 바로 육지좆까 시리즈이다. 
이 것에 대한 숨은 이야기가 나는 '우리는 디씨'라는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떡밥의 활용 같았다. 


이런 점에서 볼때 디시인사이드는 뭔가 다른 웹사이트랑 특징을 가진다. 
바로, 여기서는 친목을 금지하고, 리더가 없는 평등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디시만의 특징은 
오랜기간 디시인사이드 내의 반목과 역사에서 이뤄낸 그들만의 고유 특색이고, 사람들이 여기에 향유하고 머무르는 
이유가 된다. 

이 이야기는 다음 리뷰에서 좀더 자세히 살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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