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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후감

오늘 여행지는 어디로- 모든 요일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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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가 작가인 책들이 많아졌다. 이책의 저자도 카피라이터다. 책은 도끼다를 적은 박웅현ECD랑 닽이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더욱 그녀의 문장을 읽고 싶었다. 그게 내 한 때, 꿈에 대한 예의(?) 같았다. 지금은 아니지만 너에게는 필요할 것 같다며 안부를 전하는 것 마냥. 나는 그녀의 한 글자 한 글자 읽어 내려갔다.
 그러다 한 챕터에 눈이 걸렸다. <대학로 그 밤의 여행>이라는 소제목으로 대구에서 올라온 그녀가 처음 겪은 대학로의 별 것 없음을 이야기 했다. 남들이 중요하다고 하는 곳만 보다가는 진정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나의 지난 여행을 되돌아 봤다.
 여행에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곳들을 다 훑어야 하는 여행과 천천히 계획 앖이 그 여행지에 녹아드는 여행. 어느 여행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 순간 나는 앞을 바라봤다. 그것은 지하철 안이었다. 선정릉역의 한 연결통로였고, 나는 분당선에서 9호선을 갈아타기 위해 발을 옮기는 중이었다. '나는 언제 부터 이렇게 낯선 곳을 아무 생각 없이 잘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선정릉에서 9호선으로 갈아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명 몇 번 지나오기는 했지만 안다는 것과 체험한다는 건 엄연히 다르다. 5년 전 처음 서울로 온 나는 이렇게 다니지 못했다. 어디를 가든 꼼꼼히 살피고 혹시 길을 잘못 들지는 않았나 하며 계속 확인을 하곤 했다. 그런 내가 어느 덧 아무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환승한다. 나에겐 더이상 이곳은 새로울 곳이 없는 여행지가 된 것 같다. 어쩌면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놓치고 지나간 것들이 너무 많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결국 오늘 제주도 여행권을 질렀다. 처음하는 혼자 여행이었다. 아니 자세히 말하면 처음은 아니다. 국내이고 이미 2번의 서울과 천안 등지를 돌아다녀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서울 근교의 경우에는 가끔 혼자 돌아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혼자 하는 첫 여행이기도 했다. 우선 비행기라는 교통수단이 달라졌고, 익숙하지 않은 섬이라는 지리적 위치도 그러했다. 처음이 아니지만 처음인 여행. 이번 제주도는 나에게 또하나의 모험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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