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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글쓰기

주말 배드민턴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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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에는 주말마다 동네 뒷산으로 배드민턴을 치러 가곤 했었다. 

그러나 올해 봄부터 이것 저것 바쁘다보니 운동을 한 주, 두 주 빼먹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그 시간이 3~4개월이 지나버렸다. 


지난주, 그러니까 어제 모처럼 집에서 하릴없이 앉아 있다보니, 몸이 근질근질해졌다. 

그래서 오랫만에 몸이나 풀러 배드멘턴을 치러가지 않겠냐고 말을 꺼냈고, 룸메이트 형의 '콜' 선언으로 뒷산 배드민턴장으로 쫄래쫄래 쫓아갔다. 지난 겨울에 오르고 한 번도 왕래를 하지 않아서인지 뒷산은 수풀이 우거져서 자칫하면 길을 잃기 좋은 상태였다. 그래도 잘 다져진 길을 중심으로 생소한 기분을 갖고는 얼마되지 않아 금방 원하고, 우리가 가고자 했던 배드민턴 장에 도착했다. 


이미 배드민턴장에는 어느 어르신 부부가 배드민턴을 치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자니 뭔가 지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간단히 몸을 풀고는 곧바로 배드민턴을 시작... 

엉망진창으로 뛰어다니기만 했다. 3개월의 휴식이라는게 이렇게 큰지 몰랐다. 
주고받기 릴레이를 10번도 채 하기도 전에 지쳐서 헉헉 거리는 날 보고는 '어린 놈들이 체력은.. ' 이라고 눈길을 주는 것 만 같은 어른신 부부의 신들린 솜씨에 저절로 눈이 옆 코트로 향했다. 


그렇게 두 세번의 몸풀기 릴레이를 끝내고 21점 내기로 3세트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형과 나의 저질 체력은 금방 바닥이 났다. 예전 같으면 쫓아가서라도 받을 공들을 간단히 넘겨버리며, '운동은 쉬엄쉬엄하는거야' 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내뱉는 우리였다. 

처음에 3세트를 하기로 마음 먹었으나 2세트 만에 체력이 방전되는 것을 느끼고는, 다시 한번 우리의 저질 체력을 저주했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는데, 자꾸만 젓가락 든 손이 수전증 걸린 사람처럼 떨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순간, '아, 내일 회사에서 일하기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깊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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