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98) 썸네일형 리스트형 방향을 잃었다 2014.7.3 [365일작가연습] 주제: 방향을 잃었다 내 취미는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리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거다. 그렇게 제자리에서 실컷 돌게 되면 내 몸음 마치 술을 마신 것 처럼 비틀비틀 거리고 그러다 바닥에 누워 버리면 하늘이 나를 중심으로 도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그렇다. 나는 부랑자다. 이렇게나마 세상의 중심이 내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 하는 한 마리의 야생동물일지도 모른다. 내 주위에는 마약이나 뽕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들은 내가 두 팔 벌려 돌고 있으면, '미친새끼'라고 욕을 하면서 자기 팔에 히로뽕을 놓는다. 그렇게 온 몸이 시퍼렇게 멍들어 가는 것도 모르고, 눈을 뒤집어 까고서는 가끔씩 히죽히죽 웃는게 다이다. 나 역시 그들을 '약빤새끼'라고 욕하며 가끔 눈이 .. 야간열차 수요일의 주제입니다~ 2014.7.2 365일작가연습 주제: 야간열차 "새벽 안개 헤치며 달려가는 첫차에 몸을 싣고 꿈도 싣고"심수봉이 부른 '첫차'의 노랫말이 이어폰을 통해서 흘러나온다. 이 곳은 야간 마지막행 하행선 무궁화 열차. 모두들 기차가 들어오자마자 부리나케 자기 자리에 찾아 앉아 잘 준비를 시작한다. 커튼은 재대로 닫았는지 확인하는 아저씨부터 자기 자리가 맞는지 두 번 세 번 다시 확인하는 아가씨까지 야간 마지막 하행선 열차를 타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잠깐 문이 열리고 자리가 없어서 입석을 선택하신 분들이 열차 칸 사이사이 마다 어쩔줄 모르는 몸뚱이를 벽이나 바닥에 기대어 있다. 이미 입석을 결정하고 나서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는지, 바닥에 깔고 앉을 신문지를 한껏 준비.. 우연히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2014.7.1 [365일 작가연습] 주제: 우연히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우연히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박봄이 글쎄... 소녀시대가 그러니까.. 알 수 없는 찌라시들이 SNS의 몇몇 채팅방을 물들이고 있다. 근원지는 알 수 없고,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퍼트렸다는 말도 같이 떠돌았다. 그러나 진실은 알 수 없으며, 이것 또한 그러려니 하고 또 한번 사라지겠지.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진짜 이야기들 또한 찌라시라는 껍질에 휩싸여 사람들의 관심 밖의 쓰레기 통으로 또 다시 던져 지겠지. 영주는 억울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평소 믿고 의지했던 남자친구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그러다 며칠 전 그 남자친구가 어느 연예 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어엿한 연예인이 되어서 TV에 출연을 하는 것이다. 영주로써는 미치고 .. 제목도 시다. .. 하상욱 시와 하이쿠. 제목도 시라는 말을 들은 것은 문창과 수업중이었다. 제목의 중요성을 언급하기 위해 그런말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제목도 시라는 것이 그렇게 절실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단지 독자들의 눈에 띄게 만들기 위한 일련의 방편이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그러나 몇 년전 인터넷을 핫하게 들뜨게 만든 '서울시'의 저자 하상욱 시팔이의 시를 통해 정말 제목도 시라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서울 시저자하상욱 지음출판사중앙북스 | 2013-02-10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단 두 줄의 짧은 글을 통해 SNS 10만 유저의 머리와 가슴을... 하상욱 시팔이의 시는 대체로 짧다. 아니 길어봤자, 정말 한 열 마디 내외다. 그러나 그 시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 일상에 너무나 와닿아 있다는 것이고, .. 엿 던지는 국민들 어제 하루 종일 인터넷을 들쑤셨던 기사거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루가 끝날 때쯤에 터진 박봄 사태이며, 다른 하나는 바로 축구대표팀의 환송회 관련 이슈이다. 이 두 가지중 가장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은 바로 축구대표팀의 엿 던지는 환송회이다. 정말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 과연 어느나라 국민들이 자신들의 대표에게 엿을 던진단 말인가. 지금껏 얼마 살지 않았지만, 대표팀의 환송에 이렇게 짜증이나고, 어이가 없기는 처음이었다. 인터넷은 하루종일 일본과 카메룬 등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하면서 이게 무슨 어처구니 없는 짓인지 꼬집었다. 정말 말이 안되는게, 결국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들 스스로 자기얼굴에 침 밷는 꼴과 뭐가 다른지알 수가 없다. 원래 우리국민은 이.. 아침에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평일에는 1시간 일찍 일어나려고 마음을 먹었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딱히 할것도 없고, 해야 되는 것도 없지만 단지 1시간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이 나자신에게 1시간의 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1시간 일찍 일어날 때는 뭔가가 많은 것을 할 줄 알았다. 영어 공부, 중국어 공부, 그리고 글쓰기 등등 하지만 정작 1시간 일찍 일어 났을 때, 내가 가장 많이 한 것은 바로멍타기였다. 딱히 뭔가를 해야만 앞서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내가 나로써 깨어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발전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나를 내가 감시해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나태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계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내가 된다. 그러나 그 고삐는 무거워서는 안된다. 감시를 .. 불면증에 대하여 2014.06.26 주제:불면증에 대하여 어제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취업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첫 출근이 1주일 뒤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 당장 뭐를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럽다고 한다. 그런 때가 있다. 당장 무언가를 달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였는데, 막상 그것이 이루고 나면 다음에는 어떤 스텝을 해야 할지 막막할 때,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있고,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그런 때, 사실 이런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친구의 사례와는 다르지만, 군대를 가기 전, 1주일... 지금 발버둥 쳐도 바꿀 수 없는 미래에 혼란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짜증나서 아, 모르겠다 술이나 마시자 하는 그런 순간. 그런 순간이 오면, 정말 짜증이 난다. 물론 친구는 취업이 되었기 .. 내가 죽을 때 누가 함께 있을까? 2014.6.25 내가 죽을 때 누가 함께 있을까? 저녁 7시 퇴근시간이 되면 주위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 일어나 인사를 하고, 퇴근 도장을 찍고 집으로 간다. "언니 수고했어요." " 내일 뵈여."어떤 사람은 집에 있을 가족을 생각하며, 또 어떤 이는 퇴근 후 만나게 될 연인을 생각하며 히히 되면서 길을 서두른다. 그렇게 5분 정도가 지나면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이 텅빈 의자들만 가끔 흔들리고 있을 뿐이다. 30분 정도가 흐르면 없는 자리에 불이 꺼지고, 내 자리에만 흐릿한 형광등 불빛이 남는다. 그럴 때면, 기지개를 펴고는 오늘은 언제쯤 퇴근을 할 수 있을까 가늠해보다가 그런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탕비실로 향한다. 비치되어 있는 커피믹스 두 개를 뜯어서는 진하게 커피를 태우며 오..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