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98) 썸네일형 리스트형 뒤를 돌아보다 2014.5.15주제: 뒤를 돌아보다 오늘은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늘만은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버젓이 인간이 된 모습으로 다시 뵈려고 했는데, 그 분은 기다려주지 않으셨다. 지난 몇 년간 매 달 15일은 나에겐 우는 날이었다. 더럽고 힘든 세상 그냥 죽고싶다고 생각했던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공사판에, 배까지 타봤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다시 거리로 나오고야 말았다.한 겨울의 거리는 더럽고 지저분했으며.. 위험했다. 그곳은 도시지만 도시가 아닌 또다른 세상이었다.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단지 낙오자였을 뿐, 몇몇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한다. 공사판이라도 나가서 일이라도 하지. 세상탓을 하는 게 가장 비겁한 짓이라고는 하지만 정.. 남의 말을 엿듣는 중이다 2014.5.14 [365일 작가연습]주제: 남의 말을 엿듣는 중이다 독서실 칸막이 너머로 소곤거리는 소리가 넘어온다. 또 저 커플이다. 저 커플들만 오면 조용하던 독서실이 웅성거린다. 며칠 전에는 용기를 내어서 작은 쪽지를 적어 소곤거리는 남자에게 전해주었다. 그래서인지 요 며칠은 어느 정도 조용했으나 다시 시끄러워지는 것을 보니 쪽지도 별 효과가 없었나 보다. 책을 읽어도 글은 읽히지 않고 어느새 칸막이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순간 짜증이 뻗쳐 올라 책을 덮고 독서실 밖으로 나왔다.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바람을 쉬면서 뻗어오는 열분을 삭히고 있는데 갑자기 옥상으로 올라오는 문이 열린다. 이 곳은 올라오는 길이 복잡해 나말고는 아무도 올라오지 않는 곳이라 누군지 궁금해졌다.. 나는 달밤에 태어났다 2014.5.13 [365일작가연습]주제: 나는 달밤에 태어났다 우리 형은 뱀띠다. 그래서 뱀이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에 태어났다고 한다. 그게 몇시냐고 물었더니 밤 8시쯤이라고 말했다. 그럼 나는 몇시에 태어났는지 엄마께 물었다. 3시에서 4시쯤에 태어났다고 한다. 3~4시쯤이면 토끼가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TV를 찾아보아도, 인터넷을 뒤져보아도 토끼와 내가 태어난 시간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사실 태어난 시간이랑 사람의 띠가 무슨 연관이 있게나마는 어릴 때는, 그런 것 하나 하나에도 의미를 붙이려고 노력했었다. 결국 다 같은 달밤에 태어난 것인데 말이다. 그녀는 멕시코에 숨어 있었다 2014.5.12 [365일작가연습]주제: 그녀는 멕시코에 숨어 있었다 태양이 정수리와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어딘가로 자꾸만 숨게 된다. 온전히 드러내고 만나기가 두려워져자꾸만 내가 아닌 나로 감추게 된다. 나 또한 그랬고, 너 또한 그랬다. 서로가 아닌 서로를 만나는 기분 내가 아닌 나와 네가 아닌 너는 진실이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길을 가다 예상치 못한 너를 만난다는 것은 살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다섯 걸음 앞에서 천천히 주위 사람들과 다른 속도로걸어가는 널 본 건 어쩌면 우연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이 거리가 불편하고 언짢다.아직 너는 나를 보지 못한 모양인지 너를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뒷모습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다. 나는 내 뒤를 보게 될 너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네가 걷.. 생각날 듯, 생각나지 않는.. 그럴 때가 있다. 머릿 속에 분명 웅웅 거리면서 떠오를 듯하면서도 떠오르지 않는 단어들, 글들, 노래들. 지금이 딱, 그런 느낌이다. 뭔가 손에 잡힐듯 하면서도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 사실 몇주 전인지, 며칠전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페이스북에서 하나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정확한 글의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몇 줄되지 않는 그 글이 주는 파장은 잔잔하면서도 오래 그리고 마음 속 멀리 퍼져나갔다. 잘 생겼다고 말하는 SKT 보다는 사람을 향합니다라고 말허던 SKT가 황금주파수 광대역 이라 외치는 KT 보다는 have a good time 이라 말하던 KT가날 따라오라고(follow)말하는 LGT 보다는 기분좋은 변화 라고 말하던 LGT가 그립다. 라는 의미의 내용이었다. 현재의 통신사 3사의 메인 .. 당신은 지금 공연장에 있다. 2014-05-11 오늘의주제 : 당신은 지금 공연장에 있다. 일요일 모두가 쉬는 날, 일요일 우리가 일하는 날. 일요일 모두가 웃고 즐길 때, 일요일 우리도 당신들을 위해서 웃고 있어야 합니다.일요일 연인과 즐겁게 데이트를 하기 위해 극장을 가든, 야구장을 가든, 갤러리를 가든 당신이 거니는 거리 곳곳에 우리들이 있고, 우리들은 당신들을 보기 위해 거리를 나옵니다.당신들에게 일요일은 다가올 내일을 위한 아쉬움의 하루지만 우리에겐 지금 당장이 찬란한, 일주일간, 이날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날입니다.일요일. 이날은 우리의 무대이며, 우리의 삶입니다. 갑작스런 적막 토요일의 주제!!2014.5.10 [365일작가연습]주제: 갑작스런 적막 시끄러운 오후, 시끄러운 카페, 시끄러운 친구들. 5년만에 해후, 5년만에 속닥거림5년만에 어색해진 얼굴들 '그래, 우리 다음에 언제 또 만날까?' 순간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리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잠깐의 적막이 흐른 뒤 어떤 친구의 말에 의해어느새, 동문회장이 되어 있는 나. 녹색 눈동자를 가진 여인 금요일의 주제!!2014.5.9 [365일작가연습]주제: 녹색 눈동자를 가진 여인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가장 최초로 본 녹색 눈동자의 그녀는 TV 속 M이다. 당시 눈동자가 초록색으로 바뀌면서, '넌 아직도 내가 00로 보이니' 라고 하는 말에 이불 속에 숨어서 잠도 못 자고 뜬눈으로 밤을 새기 일쑤였다. 검은 색이 초록색으로 바뀌는 순간 집기들이 날아다니고, 사람들은 무서워하는 기억들만 떠오른다. 그 초록눈이 지금 나를 향하고 있는 것 같다. 뭔가 알 수 없는 초록색이 뜨면 나는 신경질 부리고 짜증내고, 괜히 도망치려고 발버둥 친다.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