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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12 [365일작가연습]
주제: 그녀는 멕시코에 숨어 있었다
태양이 정수리와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어딘가로 자꾸만 숨게 된다.
온전히 드러내고 만나기가 두려워져
자꾸만 내가 아닌 나로 감추게 된다.
나 또한 그랬고,
너 또한 그랬다.
서로가 아닌 서로를 만나는 기분
내가 아닌 나와 네가 아닌 너는
진실이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길을 가다 예상치 못한 너를 만난다는 것은
살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다섯 걸음 앞에서 천천히 주위 사람들과 다른 속도로
걸어가는 널 본 건 어쩌면 우연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이 거리가 불편하고 언짢다.
아직 너는 나를 보지 못한 모양인지 너를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뒷모습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다.
나는 내 뒤를 보게 될 너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네가 걷는 속도로 다섯 걸음 뒤에서 너를 따라 걷고 있다.
네가 멈추만 나도 멈추고, 네가 걸으면 나도 걸으며
우리는 서로 같은 길을 다르게 걷고 있다.
왜 이렇게 멀어졌을까.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졌다면 가슴이나 덜 아플 것을..
딱 다섯 걸음.
더이상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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