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리브랜딩을 했다. 이름하여 '당근' 사실 당연한 일이다. 많은 기업에서 리브랜딩을 한다면서 원래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완전히 뒤엎는 일은 없어왔다.
동부 역시 리브랜딩으로 DB라 바뀌었고,
기아자동차 역시 '기아'로 리브랜딩 했다.
뭐 이런 리브랜딩은 최근에서만 있었던 일은 아니다. 선경은 sk로 러키금성은 lg로 단순히 이름을 줄이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낡은 이미지를 버리고 조금 더 가벼우면서도 확장성을 넓히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마치 애플컴퓨터가 '애플'로 리브랜딩한 것처럼
당근마켓은 사실 우리가 당근이라고 많이들 줄여서 부르곤 했다. 그래서 '당근'이라는 리브랜딩이 전혀 새롭다고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중고거래를 하러 가서도 '혹시 당근?'이라고 물어보고 친구한테도 오늘 '당근' 하러 간다고 말하기도 하니까.
한마디로 우리는 '당근마켓'을 당근으로 인식하고, 지금까지 써왔떤 거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낯선 경험이 아닌 거다. 하지만 이를 경영학적으로 혹은 비즈니스로 보게 되면 또 다르다.
애플컴퓨터는 브랜드 명을 애플로 바꾸면서 사업영영을 컴퓨터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확장해내갔다. 당근이 가고자 하는 역할은 바로 이런 애플과도 같은 비즈니스적 확장성이 아닐까 한다.
그러면서도 '당근'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적 가치성은 가지고 간다.
당근의 이라는 단어는 사실 '당신의 근처'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판교에서 시작된 이 비즈니스는 '당신의 근처'에서 직거래를 통해 중고 물품을 거래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시작했다.
그러나 점차 사업은 확대되고, 유저 사용량은 늘어나는데 그만큼의 비즈니스 모델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어찌 보면 카카오랑 비슷하다. ( 그러고 보니 카카오도, 카카오톡에서 카카오로 사명을 바꾼거 보면 거의 다 비슷한 브랜드 확장성을 보는 것 같기는 하다. )
당근은 '당신의 근처'라는 브랜드 핵심 가치만을 가지고 동네 알바, 동네 모임, 동네 맛집 등 동네 커뮤니티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전략은 흡사 초기 카카오와 비슷하다.
카카오는 처음에는 네이버와 다른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집중했다. 일명 'O to O'라고 불린 사업모델이다. 말 그대로 풀자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여 사용자이 경험과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많이들 현실화된 모델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많이 퍼지기 시작한 서비스는 모임 및 커뮤니티 플랫폼들이다.
'소모임' '프립' '탈링' '트레바리' '넷플연가' '방과 후 1교시' '문토' 등 코로나가 활성화되기 전에 사람들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모임을 많이 이용하곤 했다. 이런 모임에서 취향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람과 취미를 알아가는 과정을 즐겼다.
그러면서 동시에 동네 모임으로 서비스 확장을 하려고 '소모임' 에서는 준비를 하곤 했다. 코로나를 직격으로 맞기 전에는...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가 많이 호전세에 들어가고, 사람들도 이제는 코로나를 신경 쓰는 경향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전에는 동네를 기점으로 한 많은 모임들을 작은 스타트업들이 달려들었지만, 코로나라는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금 눈에 띄는 경쟁자들이 없다.
이때, 당근은 이 비어있는 동네 키워드를 먹기 위해 행동에 옮긴 게 아닌가 싶다. 이미 카카오는 동네라는 키워드를 잡기에는 너무 덩치가 커졌고, 네이버는 조금 더 비즈니스 적인 플랫폼으로 바뀌어가며, 다른 플랫폼도 사실 오프라인에 집중한 전략을 구사하는 곳이 잘 안 보이는 지금. 당근은 아주 작은 곳에서 아주 깊숙하게 침투해 들어가기 위해 칼을 벼루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과연 당근의 변신은 성공할 수 있을까?
또한 부족한 비즈니스모델의 새로운 가능성은 '동네' 커뮤니티에서 다시 한번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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