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허준이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그때부터 수학학자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 역시, 수학학자인 김민형 교수가 예전 자기의 어린 아들에게 적어 보낸 편지를 엮어서 만든 책이다. 사실 이 책은 예전에 한번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는 너무 예전이었고, 세월이 흘러 젊은 교수였던 저자는 '젊은'이라는 단어는 빼야 할 정도의 나이를 먹은 '일반' 교수가 되었다.
그 시점에서 예전 자신이 어린 아들에게 보냈던 편지로 엮은 책을 다시 내게 되었다. 단순히 새로 책을 만들어 내는 거라면 단지 책 앞 혹은 뒤에 있는 1쇄, 2쇄와 같은 숫자만 더 카운터하면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만큼 흘러간 세월에 맞춰 당시의 서간에 지금의 교수가 덧붙이는 글을 더 추가하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바로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라는 책이다.
처음 글을 쓸 때, 오직 어린 자기 아들을 위해 썼던 글을 이제 저자는 독자라는 타겟을 돌려서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당시 이런 심정으로 이런 글을 나의 어린 아들에게 보냈다고 말이다. 책을 다 읽었을 때의 느낌을 말해보자면, 저자는 예전이나 현재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변하지 않았다는 거다. 단지 조금 더 원숙해졌다고나 할까? 그의 표현 하나하나는 조금 더 알기 쉬워졌고, 현실에 더욱 녹아든 단어들로 대체되었다. 그러면서 당시의 젊은 교수와 현재의 저자인 교수를 같이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왜 저자는 삶을 우주라고 표현했을까?
아무리 바라보고 하려고 해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아득함. 그러면서도 조금씩 나아간다는 무한한 포근함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는 과거의 자기를 통해, 그리고 당시의 어린 자기 아들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고 여러 경험을 하라고.
사실 그의 서간을 봐도 한국에 두고 온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자기가 경험하고 있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묻어있다. 지금도 우리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컵에 물이 반이 있다고 했을 때, 반 밖에 없다고 말할 수 도 있지만, 반이나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교수인 저자는 이런 점을 어린 아들에게 말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세상은 '돈을 잃은 나그네'의 눈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여행을 하려는 여행자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글이 생각이 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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