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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후감

우마무스메가 생각나게 만드는 책 '천 개의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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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쇼핑 도서

 

천 개의 파랑이라는 책은 과학 소설의 옷을 입고 있지만, 과학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그 중심이 되는 갈등과 주제 의식은 일반 소설과 동일하다. 

 

흔히 과학 소설, SF 소설 중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작가를 꼽으라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란 소설을 쓴 김초엽을 말한다. 그리고 책을 조금 더 알고 좋아하는 분이라면 '천 개의 파랑'을 쓴 천선란 작가까지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SF 소설계에서는 김초엽과 천선란이라고 하면 SF 문학계의 아이코닉한 존재이다. 

 

하지만 이 둘의 글쓰기 방식에 있어서는 조금 차이가 있다. 김초엽 작가의 경우, 근미래적 상황 설정으로 인한 인간 본연의 가치와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일명 깨우치기 방식으로 낯설게 하기 방식이기도 하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지우면서, 혹은 과학적인 내용으로 상황을 비틀면서 주제 의식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그에 반해, 천선란 작가는 보다 과학적 장치보다는 원래의 글. 즉, 소설적 탄탄함이 그 바탕이 되어 있다. 그리고 과학적 상황은 완성된 소설 속에 입혀진 작은 겉옷 같은 느낌이다. 결코 그녀가 이야기하는 본질과 엄청 밀접한 연관성이 있거나 하지 않았다. 그래서 혹자는 천선란 작가의 SF 소설을 읽다보면 과학 소설이라기 보다 일반 소설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그리고 '천 개의 파랑'에 대상을 준 심사위원들 역시 '과학 소설 역시 그 근본에는 소설적 구성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소설적 완성형은 천선란 작가의 소설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천선란 작가의 소설을 읽다보면 상황적 묘사보다는 감정적 묘사가 더 짙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왜냐하면 한국의 소설은 어디까지나 감정에서 시작해 감정으로 끝나는 구성이 그 주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어 하나하나에 더 신중하고 등장인물과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의 유기적 관계가 더 중요시 된다. 그 작은 움직임 하나가 곧 캐릭터의 마음을 대신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천 개의 파랑은 근 미래에 보여주는 경마 경기를 그 주제로 하고 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을 때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우마무스메가 나오기 전이었다.  그래서 크게 연관성이 없어 보였지만, 독후감을 쓰고 있는 지금, 천 개의 파랑에서 나오는 말과 기수의 이야기는 '우마무스메'에 나오는 경주마의 스토리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우마무스메의 경우, 세 개의 스토리가 서로 연계를 주면서 스토리의 몰입도를 높인다고 했다. 애니메이션 속 스토리와 게임 속 스토리, 그리고 그 근본이 되는 실제 그 말의 이야기. 이 세 가지 스토리가 서로를 보완해주면서 이야기의 몰입도와 한 순간의 질주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에 감동하게 된다.

 

 

스토리가 없는 캐릭터가 없듯이, 우마무스메가 처음 대중에 나오면서 바로 이런 점을 찌른 듯하다. 천개의 파랑에서는 사실 말의 스토리가 주가 되지 않는다. 다만 말을 소중히 여기는 여러 인물들을 보여준다. 

 

말의 기수인 안드로이드 콜리, 그리고 그 콜리를 고치는 고등학생 엔지니어 연재. 그리고 말을 사랑한 연재의 누나 은혜. 그리고 그 두 딸을 사랑한 엄마 보경. 연재의 곁에서 그녀를 도와주는 지수 등.

 

어쩌면 천개의 파랑 속 이야기는 우리가 우마무스메에서 봤던 그 각각의 캐릭터 들의 이야기처럼 어쩌면 끝이 어딘지 모르는 결승선을 달려가는 또 하나의 경주마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들이 달려가는 결승선은 1등이 아니라, 서로가 모두 나란히 달리는... 그런 모습을 그려내는 점이 천개의 파랑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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