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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후감

힐링을 잡은 자기만의 독서일지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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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편하게 힐링이 가득한 에세이를 닮은 독후감이라 말하겠다. 이 책은 어떤 점에서는 '책은 도끼다'와 비슷하다. 자기가 읽은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러다 보니 독자로 하여금 글의 이해도 측면에서 많이 나눠지기도 한다.

 

저저가 읽은 글을 모두 읽어본 사람들은 공감을 하거나 비판을 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독자들은 아무런 자극 없이 넘어가곤 할 것이다. 그 무엇이 되었든 필자에게 있어 이 책은 큰 감명은 주지 못했다. 그냥 '아, 이런 책이 있었구나' 하는 정도의 책이었다. 다만 아, 이 저자는 이런 글귀에서 감명을 받았구나 하는 정도의 이해도는 쌓였다고 볼 수 있다. 

 

저자가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사소하지만 아주 디테일적인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시작은 아주 사소했습니다. 매일 밤 11시가 되면, 저는 서재로 가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거기에 담긴 좋은 문장들을 sns에 하나둘 소개했습니다. 매일 한 두시간 책을 읽고 ㄱㄹ을 쓰는 그 습관이 무기력한 일상을 행복감과 충만감으로 채워주었죠. 처음에는 지친 와중에 애써 다른 뭔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바쁜 나날 속에서도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낸다는 것으로도 자연스레 삶의 균형이 맞춰지더군요. 

이렇게 자기만의 문장을 공유하는 일에서 부터 시작된 일이다. 그렇게 자신의 글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정말 이 책이 제목과 같은 기적을 경험한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눈길이 갔던 구분이 총 3부분이 있다. 첫 번째는 '시절 인연'이라는 부분이었다. 

그 시절 그곳에서만 깊게 맺고 멀어진 인연을 '시절인연'이라 붋니다. 법정 스팀의 책에도 나오는 말로, 저는 누구에겐 이런 인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공감되는 것은 그 용어가 주는 힘 정도이다. 나에게는 어떤 시절 인연이 있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틈을 주었다. 분명 필자에게도 시절 인연이 있다. 당시에는 이 시점이 무한정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고, 주어진 환경에서 정말 열심히 놀았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아마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또 그렇게 놀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다. 어쩌면 무한하다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 순간.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인연들이 '시절 인연'으로 변하는 것 같다. 지금 현재를 함께 있어 주는 존재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한다.  

 

두 번째 좋았던 부분은 단어가 주는 상황의 전환이다. 

모든 행동에 '나'자를 부텨서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밥이나 먹을까, 잠이나 잘까, 음악이나 들을까. 어떤 말이든 '나'자가 붙으면 시든 꽃잎처럼 금시 향기를 잃어버립니다. 금시 퇴색해 버립니다. 

 내가 하는 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하는 행동에 '나'자를 붙이는 경우는 없었는지요. 밤낮 장난이나 하고, 밤낮 싸움이나 하고, 밤낮 컴퓨터 게임이나 하고... 이렇게 '나'자를 붙이면 아이들이 하는 짓이 마땅지 않게 보입니다. 

그러나 토씨 하나를 바꿔보세요. '나'를 '도'로 바꿔보세요. 세상이 달라지비다.죽었던 것들이 싱싱하게 머리 들고 일어설 것입니다. 시들하게 보이던 것들이 갑자기 누을 비비며 일어설 것입니다. 멀리멀리 떨어져 있던 것들이 가까이 다가서며 악수를 청할 것입니다. 

'나'를 '도'로 바꿔보세요. 세상이 달라집니다. 아이들이 장난을 칠 때, 컴퓨터 게임으 할 때, 그리고 싸움을 하더라도 한 번 '나'가 아니라 ' 도'자로 토씨 하나를 바꿔 생각해보세요. 장난도 잘한다고 하면 아이들이 귀엽게 보일 것입니다. 컴퓨터 케임도 한다고 하면 아이들이 다른 얼굴로 보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저자가 다른 작가의 글을 인용한 부분인데, 울림이 생각보다 커서 좋았다. 필자는 나 말하기 법이라는 것을 한때 엄청 많이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말의 속도는 줄어들었고, 공격성도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어쩌면 나 말하기 법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방법인 듯하다. 필자는 이때 말투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사고가 바뀌는 것을 느꼈다. 

 

나 말하기 법을 말하면서 자기 감정에 솔직해지고, 심한 말을 자제함으로써 보다 좋은 마음을 먹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 그런 점에서 이처럼 '나'라는 단어를 '도'라는 단어로 바꾸어 말하는 것은 정말 좋은 변화인 듯하다. 정말 주위에 한번 시도해보는 걸 고려해야겠다 

 

마지막 세 번째는 글쓰기에 대해서다. 

훼밍웨이는 창이성이 내적 규율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헤밍웨이의 말'이라는 책에는 그의 생활 습관이 나온다. 

소설이나 단편을 쓸 때면 매일 아침, 가능하면 해가뜨자마자 글을 씁니다. 방해할 사라모 없고, 날은 서늘하거나 춥고, 와서 글을 쓰다 보면 몸이 더워지죠. 전날 써놓은 글을 읽어봅니다. 늘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을 때 작업을 끝내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계속 써나가요. 아직도 신명이 남아 있고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는 지점까지 쓴 다음, 거기서 멈추고 다음 날까지 꾹 참고 살다가 다시 시작합니다. 

중간에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냐고요. 하지만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끝냈을 때는 계속 쓸 수 있습니다. 시작만 할 수 있으면 괜찮아요. 신명은 납니다. 

대가인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난 글이었다. 헤밍웨이도 글이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언제나 다음에 무슨 이야기를 할지 생각나는 시점에서 끝을 낸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글을 써보면 저렇게 잘 되지 않는다. 언제나 자리에 앉아서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고는 탈진하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루키도 그렇고 헤밍웨이도 그렇고, 그들의 글쓰는 습관을 보면 몸과 마음이 경건해지는 느낌이 들고는 한다. 

 

위 세 가지 문장 이외에는 큰 울림은 없었던 책이다. 그래도 사람마다 공감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나 이외의 다른 분들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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