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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후감

철학자 장 그르니에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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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고 나서 무언가를 적기에 무척 힘이 들었다. 사실 가장 큰 무거움은 어떤 말을 적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이었다. 책은 제목에서 처럼 섬이라는 의미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혼자일 때의 고독함을 즐기는 것과 사람들 사이에 관계에 대한 여러 글들. 그러나 이런 글들을 읽으면서도 공감이 되지 않는 필저의 얕은 지식과 지혜. 그리고 경험에 대해 안타까웠고, 결국 현재의 내가 이 책을 모두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책은 철학 노장인 장 그르니에가 적은 여러 에세이가 실려 있다. 그중에는 어쩌면 알베르 카뮈의 작품에 여러 영향을 중 글들도 있을 것이다. 섬이라는 책을 읽다 보면 카뮈의 추천사가 눈에 띈다. 후배 작가에 비해 낟은 명성이지만, 그 역시 프랑스 철학에 깊이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인물임에 분명하다.

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을 한 사람 중 한 명이 이 책은 서사보다는 글과 글 사이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읽어야 하지 않나 하며 이야기했다. 그 말이 맞는 듯했다. 전체적으로 바라본 책은 무척 이해가 어렵고 무슨 말을 하고픈 건지 감을 잡을 수 없었지만, 개별로 분석해서 읽은 문장들은 나름의 운율을 가지고 있었다.

그 형의 제안으로 자기가 좋았던 문장을 시애 형식을 빌어 적어보았다. 훨씬 운율이 살고 글의 맛이 느껴졌다. 어쩌면 이 책은 필자가 배운 에세이에 가장 맞은 글이 아닐까 싶다.

처음의 글이 있고 여기에 심상을 조금 더 녹이면 시가 되고 서사를 조금 더 녹이면 소설이 된다는 말. 그런 점에서 가장 에세이다운 글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시위 형식을 빌어 옮겨 적은 가장 인상 깊은 문구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더라도,
목적 없이 읽고 싶은 한두 페이지를 발견하기 위하여
수많은 책들을 꺼내어 쌓기만 하는
고독한 밤을 어떤 사람들은 알 것이다.

지식을 넓히거나 지혜를 얻거나 교훈을 찾는 따위의
목적들마저 잠재워지는 고요한 시간,
우리가 막연히 읽고 싶은 글,
천천히 되풀이하여,
그리고 문득 몽상에 잠기기도 하면서,
다시 읽고 싶은 글 몇 페이지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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