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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후감

텅빈 느낌이 가득한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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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라는 책을 읽었다. 과학도서인 것 같지만 사실 단편 소설집이다. 책의 목차는 총 10개의 소설이 있다.


  • 구멍
  • 코요테
  • 아술
  •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강가의 개
  • 머킨
  • 폭풍
  • 피부
  • 코네티컷


이렇게 총 10가지 소설들이다. 이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소설은 책의 제목과 같은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었다. 소설의 흐름은 한 여학생과 물리학 대학 교수와의 만남과 애틋함이 담겨 있다. 어찌 보면 플라토닉 느낌도 있지만 살짝 작가의 로망이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이 듥도 했다. 그럼에도 왜 이 부분이 가장 좋았냐고 말하면, 필자의 성향이 많이 기여했다. 서사를 좋아하고 이야기가 잘 보이는 굴을 좋아하는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그나마 10가지 소설 중에서는 서사가 뚜렷했다.
소설책의 전체 감상을 이야기하면 뭔가 텅 빈 듯한 허전함을 기본에 깔고 가는 듯하다. 특히 처음 분위기를 자는 두 소설 [구멍]과 [코요테]라는 소설에서 친한 친구의 상실이 나온다. 하지만 그 부분이 자세히 나오거나 집중적으로 조명되어 감정이 더 크게 부각되지도 않는다. 다만 덤덤하게 그랬더라 라는 느낌으로 죽음이 지나간다. 갑자기 친한 친우를 잃어서 어안이 벙벙해진 느낌의 텅 빈 감정이 흡사 이렇지 않을까 한다.

책의 후반에 나오는 글들도 죽음을 직접 다루지는 않지만 특유의 텅 빈 느낌은 그대로 들고 있다. 그럼에도 와 이 책의 제목은 과학책 같이 지었을까?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동일한 제목의 소설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제자와 교수는 물리학 수업에서 만났다. 물리학이란 것은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들을 배우고 가르친다. 이런 이론들과 주제들은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 안에 있는 감정이 묻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닐까?

가장 딱딱하게 느껴지는 물리에도 감정이 있듯, 보이는 것이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는 거대한 감정이 숨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이 말을 들으니, 법에도 감정이 있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감정이 배제된 소설들이 많이 실린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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