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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후감

사랑의 대한 에세이- 안녕, 소중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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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갤럭시 휴대폰의 경우 구글 스토어에서 '교보이북 for samsung' 이라는 앱을 받으면 한 달에 한 권씩 약 150일간의 대여 기간이 있는 책을 빌려준다. 이 책은 약 4~5달 전에 대여받은 책으로 사랑에 대한 에세이이다. 

 

사실 에세를 좋아하지도 잘 읽지도 않는다. 원래부터 에세이를 그리 선호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필자의 복수전공은 문예창작학과이다. 그리고 그때 들은 수업 중 '에세이 창작 실습'이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이성복 시인이 가르쳐주시는 수업이었다. 그때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기억난다. 

 

글이 있다고 칠 때, 여기서 서사를 더 하면 소설이 되고, 심상을 더하면 시가 된다. 그럼 그 본태가 되는 형태의 글을 뭐라고 할까? 바로 에세이다. 

 

그 말이 너무 좋아서, 약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다. 시는 잘 읽지 않지만 소설은 자주 읽는 필자로써는 에세이도 마음에 들어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수필이라고도 해석되는 에세이는 옛날 교과서에 나오는 '빨래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담백한 글이 그 주를 이룬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독립 출판이 많아져서인지 에세이는 자기 심상을 글로 적은 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다 보니 가리키는 대상이 너무나 형이상학적이다. 

 

그러다 보니 그 심상에 동조하여 공감하지 않으면 별다른 의미 없는 괴상망측한 글이 되어버린다. 필자가 싫어하는 에세이는 바로 이런 형태의 에세이다. 너무 두리뭉실해서 마치 형이상학적 철학책과 같은 글. 에세이 수업 시간에도 글은 날카로워야 하고 뾰족해야 하며, 서슬퍼렇게 써야 한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말이 맞는 듯하다. 그래야 독자로 하여금 이해를 얻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테니까. 

 

그런 관점엑서 보면 이 책 역시, 아직 형이상학적이다. 뭔가를 가리키지만 그 손 끝이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 대충 방향만 알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그 방향 끝에 어련 풋이 한 실루엣이 보인다. 바로 나의 사랑. 나의 사람이다. 이 책은 바로 이 사람, 즉 애인이었던 혹은 자기 곁에 있었던 내 사람에 대한 글이다. 

 

어쩌면 너무나 그리고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인물인지라, 일부러 날카롭지 않고 가우시안 블러를 쓴 것 처럼 흐릿하게 표현한 듯하다. 뭔가 선명하게 묘사되다 보면 '앗, 저건 내 사람이 아니잖아' 하는 순간 집중도와 몰입이 깨어져 버릴게 분명하니까. 

 

그러다 보니 일부러 흐리게 쓰고, 대명사가 많아지게 된다. 책의 초반에는 잘 안 읽히고, 심지어는 내가 이 책을 왜 읽어야 하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냥 일기장 같은 느낌인데, 묘사가 없는 주저리주저리 자기변명만 적어놓은 일기장 같은 느낌이다. 

 

그나마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을 알 수 있었을 때가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이다. 그때부터 글 머리가 보이고 전체적인 책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을 만나고, 서운해 하고 다시 헤어지는 과정을 이 책에서는 담고 있다. 내가 한 사람을 마주하고 또 헤어지는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성글게 새겨져 있다. 

 

마치 시처럼, 혹은 빈 종이에 적어 놓은 낙서처럼. 보는 시점과 상황에 따라서 아이들 장난 같기도 하고 혹은 완전 찰떡같은 내 이야기 같기도 한 느낌을 준다. 

 

안녕, 소중한 사람 | 서운함을 표현한다는 것 | 기준 | 이해의 시작 | 진정한 위로에 대하여 | 내가 선 위치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 | 당신의 받은 편지함에 확인되지 않은 마음이 있습니다 | 일기 예보 | 기꺼이 사랑이라 부르자 | 사랑을 발휘할 순간 | 두고 옴으로써 빛나는 것들 | 적응하고 싶지 않아요 | 추억 | 자국 | 당신을 닮는다는 것 | 잘못된 버팀에 관하여 | 울 수 있는 용기 | 꼭대기의 수줍음 | 놓쳐선 안 될 사람 | 만 원짜리 카네이션 | 충고와 공감의 순서 | 다툼의 시간에 | 서로를 향한 걸음 | 어린 시절을 간직해요 | 우리는 언제나 찬란한 풍경 속에 있다 | 

 

파트별 적은 글이 너무 많아서 옮겨 적기가 버거울 정도이다. 그 중에 좋았던 구절을 꼽자면, 서운함에 대한 이야기다. 서운하다는 것은 내가 더 사랑받고 싶다는 신호라는 것. 그 말이 가장 와닿으며, 내 감정에 대해서 조금 더 귀 기울이는 필자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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