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무슨 최근에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 제목과 같은 책이 나왔다. 도서 분류 파트는 '자기 개발' 이다. 마시멜로 이야기 이후로 '자기 개발' 도서는 거르고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우연한 기회로 읽게 되었다. 처음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책이라는 형태가 아니었다. 블로그라는 것을 통해서 거기에 적혀 있는 글을 읽었다. 지금도 찾아보면 작가인 송희구 씨의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어쩌면 책 판매를 위해서 해당 글을 지웠을지도 모르니 참고)
친구가 글빨 좋은 블로그라며 카카오톡 단체방에 공유해준 글이었고, 글자가 길면 우선 읽지 않고 그냥 넘기곤 했는데, 그 날따라 전해준 링크에 있는 글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어느새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다 읽어 버렸다. 흡입력이라던가 글빨 등이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코인 떡상 등과 같은 파이어 족 문화가 득세해 있는 요즘에 더더욱 공감 가는 이야기였다. 꼰데라떼 등의 용어가 커뮤니티 중심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보면 소통이 안 되는 앞 세대 부장님 들을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리곤 하는 최근 추세를 잘 방영한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그 김부장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고, 더불어 취미 삼아 나가는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발제한다는 말을 들었다. 흥미가 돋았고 많은 고민 끝에 책을 구매하고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김 부장 이야기, 2권은 권사원과 정대리 이야기, 3권은 송 과장 이야기로 각 책마다 주요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화자를 분리해 두었다. 이야기의 기분 뿌리가 되는 사건은 3권이 모두 동일하다. 다만 화자에 따라 조금씩 이야기의 시간대가 조금 더 앞에 취중 되거나 뒤쪽으로 취중 되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간대는 거의 비슷했다.
1권인 김부장 내용은 블로그에 있는 내용이 거의 80% 정도 그대로 실렸다고 볼 수 있다. 아마 블로그 글을 안 본 사람들을 위한 기본 다지기 정도로 보인다. 만약 블로그 글을 다 읽은 사람은 1권은 건너뛰고 2권부터 읽는 게 조금은 돈이 안 아까울 거다. (필자는 3권 모두 구매를 했던 터라, 1권이 너무 아까웠다.)
책에 나온 기억에 남는 문구는 추후에 다시 정리를 할 생각이고, 우선 기본적인 느낌은 가볍게 읽기에는 좋은 책이라는 거다. 1권에서도 생각보다 줄을 치는 문구들이 꽤 많았고, 2권과 3권도 조금 저자가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가 잘 살아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는 '경제적 자유는 재정적 자유와 정신적 자유가 함께 이루어져야 된다'라고 말하는 3권의 이야기이다.
사실 이 책 자체가 동일한 시간대를 살고있는 세대를 대표하는 3명의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우화 같은 이야기라서 더 메시지가 간결하고 강하다. 특히 3권은 1권과 2권에 나온 해결사적 모습을 보여주었던 송 과장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이룰 때까지의 채찍질 하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어쩌면 판타지 소설에서 주인공이 수련하는 모습과도 비슷한 느낌이라 그런 판타지 소설 적 클리세가 싫은 사람은 안 맞을 수도 있다. 3권에 나오는 송 과장의 모습은 이렇게 이렇게 하라는 실전적 재테크의 방법보다는 자기가 목표를 설정하고 어떻게 자기 관리를 하며 생각해놓은 목표에 다가가는 지를 차근차근 보여주는 모습에 더 가깝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발전적인 송 과장의 모습에 많은 생각이 들었고, 나 자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3권을 읽는 내내 진정한 '경제적 자유'에 대해서 정말 계속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2권에서 좋았던 부분은 '한 번 뿐인 인생이라고 하는데, 사실 한 번뿐인 것은 죽는 그 순간일 뿐이고 우리는 매일매일을 살아간다.'라는 말이다. 일종의 욜로족이라고 하는 정대리를 두고 송 과장이 타이르는 장면에서 사용된 말이다. 어쩌면 당시 '파이어 족'이 득세했을 때기에 그 들을 보고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필자도 한 때, '안 되면 죽으면 되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그 말 역시 실상은 정말 이 일이 안 풀리면 안 된다는 간절한 기도의 한 방편이었지 정말 파이어는 아니었다. (필자는 겁이 많은 편이라서)
3권이 송 과장의 성공 과정을 그린 자서전의 성격이라면, 2권은 정대리의 갱생기이며, 권사원의 성장기이다. 정대리는 욜로족이다. sns를하면서 주면 사람들이 자기보다 좋아 보이는 것을 하면 무척 시샘을 하고 자기도 비슷하게 쇼핑을 해야만 뇌에서 도파민이 나는 인물이다. 그렇게 돈을 마구 쓰면서 자기와 비슷한 성향의 아내를 만나고 결혼을 한다. 그러다 한번 큰 코를 다치게 된다. 큰 코, 정말 큰 코다. 그는 무척 힘들어하며, 조금씩 회생의 절차를 밟게 된다. 권사원은 정대리와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온다. 그녀는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쉽사리 이 결혼이 바르게 흘러가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조금씩 어긋나고 자기 생각과 안 맞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미 큰 물줄기를 탔던 결혼 준비를 뒤집기에는 힘이 든다. 그녀는 그렇게 자기 인생을 그냥 흐름에 내 맡기려고 한다. 그럴 때 송 과장이 나타나 조언을 한다.
2권은 어쩌면 자기 인생의 주최권을 잃어버린 젊은 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한다. 자기 주최권이 없이 흘러가면서 스스로는 내가 이 삶을 선택했다고 여기는 그 순간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게 오히려 자기의 삶을 더 큰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말이다.
1권은 자기 고집에 찬 김부장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변화는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사람의 모습이 1권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빠지기 쉬운 모습이기도 한다. 이미 이루어놓은 성공의 공식을 믿고 더 이상 주위를 살피지 않으려고 하는 게으름이 결국 1권 속 김 부장의 모습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계속 배움을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가볍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알기 쉽게 독자에게 던져준다. 우리는 책에서 던지는 메시지를 자기 나름의 관점과 시선으로 요리해서 흡수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기에 이 책은 기회가 되면 한 번쯤은 가볍게 읽어 보기에는 적당한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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