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영화

킹 메이커, 혹은 그림자

반응형

출처 :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18715

영화 킹 메이커를 봤다. 1월 26일 개봉이니까, 개봉일에 바로 봤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쁘지 않게 잘 봤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 생각했던 시대상은 영화 '더 킹'에 나오는 그런 장면들이었다. 암수와 암수, 뒤통수와 뒤통수 이런 통쾌한 스토리의 연계를 좋아하는 편이라 영화의 이름만 듣고 그렇게 상상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지난주 주말,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킹메이커의 앞부분 내용이 살짝 언급되었다. '아 내가 생각했던 시대상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리고는 자동적으로 흥미도가 떨어졌다. 그래도 이미 예약을 한 시점이라 취소하기에도 애매했다. 결국 개봉일, 시간에 맞춰 영화관에 들어갔다. 

 

 

 

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31868#home

영화는 크게 두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된다. 첫 번째 인물은 김운범이다. 그는 대의를 가지며 실제로 사람들과 맞닿으면서 유세를 하고 악수를 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물이다. 

 

 

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31868#home

또다른 인물은 서창대. 영화의 제목과도 같은 킹메이커이며, 김운범의 보좌관이면서도 직함이 없다. 그는 단지 음지에서 김운범이 승리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고 도와주는 인물이다. 그리고 상대 후보에서는 그를 그.림.자 라고 부른다. 영화에서 좋았던 점은 가장 마지막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를 보실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길 바란다.)

 

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33161#home

'어릴 때 닭을 키웠는데, 옆집 사는 아저씨가 아침마다 달걀을 훔쳐가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걸 이장한테 말했더니, 글세 그 옆집 아저씨가 이장의 사촌 동생이어서 그냥 묻어 버리는 겁니다. 이럴 때 후보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다음 날 아침 달걀을 가지고 그 옆집 아저씨한테 가져가서 이거 드세요 하고 선물을 하겠지. 그럼 염치 있는 분이라면 다시는 안 그러지 않을까?'

 

'만약, 그 분이 염치도 없는 분이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허허, 그거 난감하구만, 그럼 자네(서창대)에게 가서 어떻게 할지 물어볼 것 같네.'

 

'(빙긋이 웃으며) 저는 그리고 후보님이 원하지 않는 해답을 드릴 거구요.'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사 하나하나가 그 캐릭터의 성격을 잘 드러내면서도, 단순한 흑백논리로 이야기를 끝내지 않는 것. 그리고 모든 선택은 결국 자신이 한다는 것을 내비치는 장면이다. 사실 이 하나의 장면이 너무 아찔하고 마음에 들어 이 전에 나왔던 모든 마음에 안 들던 부분도 다 이해가 되었다. 

 

 

출처 : https://m.kinolights.com/title/75744

마지막 총평으로 이 영화는 이야기 구성이 조밀조밀한 매력보다는 뭉텅뭉텅 거리는 큼지막한 이야기와 사건 위주로 진행된다.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속도감이 빠르고 쉽게 지루해질 것 같으면 빠르게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