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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음식

자취생의 굴전 부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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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 형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일을 마치고 우리만의 파티를 한다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잊고 있었다. 그렇게 

짧은 파티를 끝나고 우리집에 남은 것은 굴... 생굴 한 대접뿐이었다. 



사실 이 또한 남자들끼리 있는 집에서 무슨 생일파티냐는 성화에 간단하게 생굴에다가 소주 한잔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생굴을 너무 많이 샀던 것이다. 성인 남자 3명이서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3개의 대접을 샀는데 결국 

큰 형 한 분은 저녁을 먹고 오신지라 배가 불러서 거의 드시지 않았고, 생일이신 형이랑 나랑 꾸역 꾸역 집어 먹어 두 대접의 생굴을 

해치웠다. 그러나 굴 하나는 결국 어쩌지 못하고 냉장고로 직행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 오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형으로 부터 카톡이 한통 왔다. 

생굴을 그냥 두면 상하니까. 요리를 하든 먹어치우든 하라는 문자였다. 나는 고민끝에 예전 명절때 먹던 굴전이 생각 났다. 

네이버를 디져서 굴전하는 방법들을 다 찾아보았다. 그런데 굴전을 하는데도 여러 방법이 있고, 버전이 있었다. 

그 중에서 지금 내가 가진 여권에서 가장 적합한 방법을 모색했고, 더불어 기억 속에 있는 굴전의 형태를 더듬어갔다. 

결국 내가 선택한 굴전은 부침가루와 계란으로 부추전 형태로 만든 굴전이었다. 




우선 시험 삼아 굴을 물에 씻어서 소금으로 간단하게 간을 했다. 

그 다음 부침가루에 얇게 .. 부침가루를 뭍히고 계란 옷을 입혀 부쳤다. 

그런데 얼마 디지 않을 것 같던 생굴이 전으로 부쳐버리니까 거의 두 배이상 커져버리는 것이다. 처음 금방 할거라고 생각하고 

덤볐다가 큰 손에 자꾸 들러붙는 부침옷에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결국 부침가루를 더 많이 충전하고, 계란 옷도 3배 이상 더 추가하였다. 그렇게 기를 쓰고 덤빈 결과, 

근 30분 만에 어제 남은 굴을 다 전으로 부쳐버렸다. 그리고 계란옷을 입히고 남은 계란은 간을 해서 후라이로 탈바꿈 시켰다. 

남은 부침가루는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봉한 후에 내일이나 모래 쯤 부추나 파를 가지고 와서 부쳐벅으려고 한다. 






그래도 상하지 않게 남은 굴을 정리하여서 

조금 피곤하긴 했으나 뿌듯하며, 뭔가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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