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에 집을 나서 회사에 가는 동안 나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다.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 있고, 등에는 내 몸통만한 가방을 메고 있다. 가방 안에는 중요한 서류란 없다. 회사에 있을 때 동안 충전할 연결 잭이랑 점심 때 먹을 도시락, 그리고 언제 다 읽을 지 알 수 없는 책이 다이다. 이렇게 누구보다 거대한 도시락 가방을 등에 메고 1시간 반을 거쳐서 도착하는 곳이 나의 회사이다.
그래도 이 회사에 만족한다. 아니 만족이 아니라 불만이 없다라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말이다. 앞으로는 불만이 생길 것이다. 그게 오늘 저녁이 될 수도 있고 몇 년 후의 아침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저 만족한다고 하는 지금 나 자신에 대한 불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후회가 다가올 걸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지금에 다시 좌절한다. 그러면서 한 번 더 마음 속의 칼을 간다. 돈을 벌자고. 돈을 벌어서 그런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하자고. 돈을 벌어서 가방에 도시락을 들고 다니지도, 지하철을 타고 1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고가지도 그리고 언제가 될지 모를 미래에 후회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해답에는 결국 돈이 있다. 어릴 때는 왜 그렇게 돈이라는 것에 집착을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되는 것을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말하는 행복이라는 것이 지독하게 어렵다는 것이 이야기의 함정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행복하게 살았다.. 이 말하나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죽도록 일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
복권은 왜 사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토요일만 되면 나에게 흙먼지와 함께 구겨진 로또 종이 두 장을 주신다. 그러면서 로또번호를 확인해보라고 한다. 아버지는 컴퓨터를 못하신다. 그래서 나에게 부탁하여 로또번호를 알아 보시는 것이다. 어떨 때는 게임을 한다고 확인하는 것은 잊을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내 이름을 두 번이고 세 번이고 크게 부르면서 복권의 당첨을 물으셨다. 한 번은 복권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말해주지 않는다고 잔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래서 일까 더욱 복권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차라리 그 돈으로 나에게 용돈이나 주지 하는 심정이 더 컸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 심정이 되고 보니, 약간이나마 이해가 가는 것 같다.
복권이라는 기회, 희망이라도 없으면 살기가 힘든 것이다. 빛이라는 것도 안 보이는 삶. 고난의 챗바퀴 속에서 그 삶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보이지 않는다면 챗바퀴는 더이상 돌지 않는다. 그러나 챗바퀴가 아니라 그 옆에 또 다른 길이 펼쳐 졌다고 하면 생쥐는 그 기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길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챗바퀴에서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 보다는 나을 테니까. 그게 도박이 복권이 어려운 사람이 더 덤벼들게 만드는 게 아닐까 한다. 사실 요즘에 나도 복권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돈을 벅고 싶은 게 요즘의 욕심이다.
아는 형이랑 술을 먹다가 재테크의 이야기가 나왔다. 돈을 어떻게 모을껀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뭔저 첫 달에 월급을 타면 10만원씩 넣는 1년짜리 적금을 들라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 달에는 또다른 10만원씩 붙는 적금을 하나 더 들라고 한다. 그렇게 1년 동안 총 12개의 1년짜리 적금을 만든다. 그러면 1년 뒤에는 1,200만원의 돈이 들어 올것이란다. 그리고 또 통장을 만들고 그런식으로 계속 모아 보라고 한다. 그 형이 말하기로는 그것이 저축왕의 돈 모으는 방법이라고 소개된 방법이라고 한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계속 돈을 모으는 것 보다 무언가의 액션이 필요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통장이라는 결과물이고 그러면서 조금씩 매달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다. 그게 맞는 것 같다. 나 역시 군대 이후 돈을 계속 벌어왔지만 지금 현재 남아 있는 돈은 없다. 매달 내가 쓰기에도 모자라고 남더라도 등록금에 보태고 어려운 집안 형편에 보태느라 돈을 모으지 못한 것이다. 이번 달 돈이 들어오면 주택청약을 시작으로 돈 모으는 연습을 하자. 아니 연습이 아니라 실제로모으는 행위를 시작하자. 우선 내 계획은 내가 가지고 있는 통장을 세분화 시키고 사용하는 것과 사용 안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가면서 돈이 흘러 가는대로 쫓아 가는게 아니라 내가 돈을 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돈은 그렇게 모으는 것이다.
우선 지역에서 쓰던 카든가 있다. 폰 요금이 그리로 빠져나간다. 우선 그 지역 통장은 폰 요금 전용으로 남겨 둔다. 그 다음 이전 회사에서 사용하던 은행 통장이 있다. 이것은 교통 카드로 사용한다. 그 다음 지금 회사에서 받는 통장이 있다. 여기서는 월급을 받는데로 정한다. 그리고 예전에 만든 농협 통장이 있다. 이 통장은 주택청약 통장으로 전환시키고 나머지는 해제한다. 그리고 매번 여기서 막히게 된다. 내가 하고픈 것은 내가 사용할 돈은 한 통장에서만 놓아두고 그렇게 내가 나에게 용돈을 주는 형태로 운영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게 정리가 안된다. 어느 통장을 용돈 통장으로 만들지..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우체국과 농협이 있다. 어느 것이 가장 맞을 지 지금도 결정을 못했다. 통장에 있는 돈들을 정리해야 하는데 이것도 머리가 아프다. 너무 많은 체크카드들이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흩어지는 돈이 생긴다. 돈을 하나로 통일을 해야 하든지 해야 겠다. 아니면 사용처 별로 따로 통장을 구분해서 운영을 하든지. 대기업이 계열사를 만들고 주식회계를 하는 듯이 말이다. 아, 이 문제는 조금더 생각을 해봐야 겠다. 여튼 돈은 저축이 최고인것 같다. 지금의 내 입장에서는 총알이있어야 전쟁을 하든 새를 잡든 할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일단 모으자, 아끼고 아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