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독서모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여행서적을 읽게 되었다.
사실 여행카테고리에 있는 책들은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다.
내가 당장 여행을 갈꺼라면 또 모를까, 현재 여행에 대한 아무런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여행에 관한 책들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더 들게 만든달까?
그런데 오히려 그런 것 때문에 여행 서적은 가끔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이번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라는 책을 읽고 나서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여행서적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저자가 유학 중에 겪은 인도라는 문화에 대한 서적이다.
약간 인류사회학적 책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의 필력이 좋은지, 아니면 그림과 이야기가 잘 어울려져서인지 딱딱한
여행서적 (꼭, 여기서 무엇을 타고, 저기서 뭘 하면 뭘 볼 수 있고, 거기서 몇번재 음식점에는 .. 이런씩의 책들)
에 비해서는 간단하게 읽기 편한 책이었다.
오히려 딱딱한 여행서적에 대한 책 보다는 이런 그 나라에 대한 문화와 삶을 알려주는 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고를 공부하면서 들은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배를 만들고 싶으면 배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 주어라.
이 말은 카피공부를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디테일한 방법론은 열망이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찾기 마련이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고 노력하면 외국인 친구도 쉽게 사귈 수 있는 이런 환경에서는 디테일한 여행경로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이런 그 나라에 대한 여행을 하고 싶다는 알고 싶다는
열망을 불러일으켜 주는 책이 더 적당하다고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에도 하나의 함정이 있다. 바로 개정판이다.
사실 이 책은 8쇄나 찍힌 책이다. 8번이나 새로 인쇄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웬만큼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도서관은 물론이거니와 알라딘과 같은 헌책방에서도 대게 찾기 힘들다.
그러다 우연히 찾게 되더라도 10년전에 나온 초판본일 경우, 책의 재미는 떨어진다.
이번 독서모임에서 그 느낌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새로 구매를 하였지만, 도서관에서 어렵사리 예전 초판본을 대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야기가 지루하고 길게 늘어진다는 것이었다.
그에 비해 내가 읽은 새로 찍은 책은 이야기의 구성이 깔끔하고
인도의 설화와 현재의 모습이 잘 어우러져서 인도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니 만약, 내 글을 읽고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이 있다면, 초판본이 아니라 최근에 인쇄되어 나온 책을 선택하길 바란다.
많은 그림과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서 재미를 더해줄테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오히려 인도가 아니라 우리나라 바로 한국을 생각한 것 같다.
사실 인도와 우리는 비슷한 면과 다른 면을 같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비슷한 점은 침략을 당하고 식민지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인도는 영국에게 200년의 식민통치를 당했다. 그리고 그 이전에는 무슬림에게 지배를 당했다.
식민지 시대를 경험해본 결과 이런 장기간의 식민통치는 나라기근을 뒤흔들어 놓고,
남아 있는 문화유산이 없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도와 우리의 다른 점은 여기서 나온다.
그들은 영국의 식민지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이런 점을 보면 우리가 반일감정이랑 천지차이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그들의 그런 문화를 차츰 이해하게 된다.
그들은 힌두라는 지역 종교를 가진다. 그러나 이 힌두는 기독교나 무슬림처럼 단일 신이 아니라 자신들의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받들어 모시는 종교이다.
그리고
침략군들이 데리고 온 그들의 문화 역시,
결국에는 또다른 힌두로 탈바꿈되게 된다.
인도인들의 수용성은 발군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이유는 바로 그들이 가진 드넓은 땅덩어리와 수많은 인구에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보면 중국도 땅덩어리가 넓은데 인도와는 또 다르지 않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어찌보면
넓은 땅에서 다양한 소수민족의 결합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이 인도와 중국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이전 네이버에서도 이 책에 대해서 글을 쓴적이 있다.
그렇게 다른 쪽에서 먼저 글을 쓰고
다시 여기에 글을 쓰면 조금이나마 이야기가 정리가 되고 조금 더 정갈해 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있기에 정갈해지기는 커녕 더 복잡해 지는 것 같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라는 책은.
인도가 가지는 그 문화 자체에 대한 이해를 돋는데
아주 소중한 책이다.
그리고 하나의 설화집과 같은
구수한 면 또한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와 과거를 되돌아 보게 만드는 책.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에는
무엇이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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