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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드라마

마스크걸 시청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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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8 - [미디어/드라마] - 마스크 걸, 2화를 넘어 갈 수 있을 지…

 

어제 게시글에서 마스크 걸이라는 드라마를 시작했고, 1화는 넘겼는데 과연 2화까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적은 바 있다. 

그리고 그 말이 무색하게, 오늘 2화를 시청했고 그대로 달려서 7화 완결까지 모두 보고야 말았다. 

 

시청을 완료하고 든 생각은.. 2가지 정도였다. 

 

하나는 사람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을까? 

다른 하나는 진흙탕에서 뒹구는 사람들은 언제나 약자였다. 

 

출처 : 넷플릭스

- 사람은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을까? 

이 느낌이 든 건 에피소드별 제목에서였다. 에피소드는 특이하게 사건이나 명사가 아니라 이름을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한 에피소드당 한 사람의 이야기르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듣게 된다. 마치 자서전을 듣는 것처럼 그 사람의 어린 시절, 혹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그래서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는지 시청자를 이해시키고 있다. 

 

이런 장치의 강점은 하나이다. 누구 하나 악역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세상에 이유 없는 악은 없고, 원인 없는 사고는 없다고 했다. 사정을 하나하나 다 봐주게 되면 남는 것은 어쩌겠어 ㅉㅉ. 정도이다. 

 

이 드라마 역시 사람들에게 있어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어쩔 수 없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그리고 하나같이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약자이다. 강자는 아무도 없다. 모진 사람도 없다. 너무 주위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짓눌려서 남아 있는 거라고는 자기가 지는 단 하나의 가치 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역린 하나만 남아있는 거다. 그 역린만 건들지만 않으면 되는데, 꼭 그 역린이 건들리게 된다. 이상하게도. 그리고 그 사람들은 자신의 역린을 지키기 위해 아니 마지막 남은 자기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행동하고 움직인다. 

 

그렇게 사람들은 자기의 역린을 짓밟혀버리면 뒷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영화 아저씨에서 '오늘만 사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그 들이 더 무섭게 된다. 보이는 것 없기에, 지금 죽어도 상관이 없기에, 오직 단 하나에만 반응하기에. 그래서 그렇게 모든 것을 던진 사람의 최우는 언제나 비참하다. 

 

- 왜 진흙탕에 뒹구는 사람은 약자들 뿐인가. 

엎서 말한 내용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강자는 없다. 전부다 약자들이다. 강자들은 이 싸움에 손끝만큼도 관여하지 않는다. 아니 관심도 없다. 단지 내 주변에 이들이 오지 않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이런 장면은 '김미모'라는 에피소드에서 확실히 볼 수 있다. 있는 자들은 자기들만의 '글로리'나 '스카이캐슬' 같은 영화를 찍게 되는 거지, 이런 진흙탕에서 뒹구는 '마스크걸'은 찍지 않는다. 그렇게 보면 마스크 걸이라는 것은 하나의 상징일 수도 있겠다. 

 

마스크 뒤에 숨어서 자기를 감춰야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또 다른 약자. 그리고 그 마스크가 벗겨지면 한없이 추해지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또다른 무언가에 숨어서 칼날만 휘두르는 사람. 어쩌면 여기서 나오는 사람들은 마스크가 벗겨진 한 없이 초라한 사람들의 몸부림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은 김모미에게 마스크는 무엇이었을까? 드라마 중간에 그녀가 이리저리로 몸을 피하러 다닐 때, 가방 속에 마스크를 숨기는 모습이 나온다. 어쩌면 김모미에게 마스크는 그녀의 역린, 혹은 지켜야 하는 무엇이엇을까? 성형을 했음에도 그녀의 가방 속에 마스크를 챙겨 넣는 것은 자기가 벗겨지지 않는 마스크를 썼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가방에 챙긴 마스크는 그녀가 지니고 있는 온전한 자기 자신.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게 아닐까 한다. 

 

정리하며

이 드라마는 재미있었다. 외모지상주의에서 시작해 모성애로 끝나는 드라마지만. 그리고 다 보고 나서 무언가를 남기는 것들이 그리 크다고 느껴지지 않지만 그래도 한 순간의 몰입감은 있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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