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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음식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중화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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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비빔밥이라고 혹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어떤 이에게는 무척 익숙한 이름일 거고, 또 다른 이에게는 낯선 단어가 아닐까 한다. 바로 대구에서 많이 알려진 메뉴이기 때문이다. 대구에는 중화비빔밥이라는 메뉴가 중국집에 떡하니 들어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가게의 비장의 맛을 털어내어 만든 요리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기본 야끼우동에 면대신 밥을 얹은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서울에서는 야끼소스라는 것도 낯설 수 있다. 야끼소스의 야끼는 '굽다, 볶다' 라는 뜻의 일본어가 맞다. 즉, 짬뽕의 양념과 재료들을 볶아서 만든 볶음짬뽕을 야끼우동이라고 불러왔던 거다. 볶았기 때문에 국물이 많이 없으며 자작자작하다. 그래서 특유의 매콤하면서 달콤한 소스의 맛이 더욱 깊이 느껴진다. 또한 재료들을 모두 센 불에 볶았기 때문에 불맛 또한 더해져 입맛을 돋우어 준다.

 

어렸을 때는 야끼우동이나 중화비빔밥을 먹을 때면  너무나 매워서 땀을 흠뻑 흘리곤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번 다시 주문해 먹던 음식이 바로 중화비빔밥이었다. 그런데 서울에 올라와서는 그 대구에서 먹던 볶음짬뽕 베이스의 밥을 비벼 먹는 중화비빔밥을 찾기가 힘들었다. 한 때 TV에서 백종원대표가 나와 대구의 중화비빔밥을 소개해 잠깐 몇몇 가게에서 메뉴로 나오기도 했는데, 기대했던 맛에 못 미쳤다. 

 

달달하면서도 매운 맛이 포인트인데, 그 특유의 맛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 중국집에서 중화비빔밥 메뉴가 보여 주문을 했다. 여기였다. 필자가 생각한 중화비빔밥에 가장 가까운 맛이었다. 풍부한 해물과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소스 거기에 매운맛을 달래줄 계란후라이까지. 필자가 느끼기에는 살짝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에 매운맛이 조금만 더 첨가되면 더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매운맛을 잘 못 참는 필자에게는 오히려 입맛에 맞아 좋았다. 

 

입맛에 맞은 후, 간혹 이 가게에서 중화비빔밥을 주문해 먹는다. 대구에 있을 때는 중화비빔밥을 마치 그 가에의 맛의 평가 지표로 사용하기도 했다. 두 개의 중국집이 있다고 하면 자장이나 짬뽕은 크게 맛의 차이를 잘 구분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중화비빔밥만큼은 맛의 차이가 확실히 났다. 단순히 맵기만 한 게 아니라 특유의 불맛과 달달함 그리고 다양한 해물들에 양념이 골고루 베이면서 신선해야 하는 등 여러 복합적 요소가 다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 요리가 중화비빔밥이었다. 

 

간혹 대구의 그 맛이 생각날 때면 다시 한번 찾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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