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의 고향인 대구에 내려간 적이 있다. 어느덧 대구를 떠난지도 근 10년이 가까이된다. 그러다 보니 필자가 대구에 살고 있을 때의 맛집과 현재의 맛집의 차이가 꽤 있다. 그래서 대구에 내려가면 친구가 안내해주는 맛집을 주로 찾아가는데, 오늘 가게 된 맛집이 바로. 대구 종로 만재네이다.
처음에는 대구에도 종로라는 곳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원래 있었는데, 필자가 대구의 지리를 잘 몰랐었음) 삼덕동 근처를 대구 종로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숨은 맛집들이 꽤 있는 듯했다. 특히 대구에 친구가 데려가는 곳들은 거의 한옥 베이스의 가게가 많았다. 특히 저번에 데려가 준 ‘라미아에밀리’역시도 한옥을 베이스로 한 카페로 오늘 가기로 한 만재네 근처에 있었다. 특히 대구 종로 일대에는 이와 같은 콘셉트의 카페들이 많이 있는 듯했다.
원래 이곳은 인기가 많아서 늦은 시간에도 줄을 쓴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평일 저녁에 비도 내리고 있어서인지 특별히 웨이팅은 없었다. 그래도 필자가 들어가고 나서도 몇몇 사람들이 더 들어오기도 하는 등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도 가게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우선 친구가 추천해주는 코스인 목살과 삼겹살을 주문했다. 평소라면 삼겹을 2인분, 목살을 1인분 주문할 테지만, 특이하게도 목살을 2인분 주문했다. 그리고 솥뚜껑 위에 종업원이 직접 와서 고기를 구워주었다. 요즘에는 이렇게 손님이 굽는 곳 보다, 종업원이 구워주는 곳이 많은데 만재네도 그랬다.
고기를 모두 굽고는 먹는 순서를 알려주었다. 우선 별다른 소스 없이 소금 간에 살짝 찍어서 먹어보라고 한다. 시키는 대로 먹었는데, 육즙이 가득 찬 고기의 식감이 입안 가득 돌았다. 도톰하면서도 속까지 잘 익은 고기가 겉은 살짝 카라멜라이징 되어 감칠맛이 돌면서 베어 물었을 때는 풍부하게 머물고 있던 육즙을 입안 가득 터트려주었다. 그리고 왜 친구가 삼겹살이 아닌 목살을 주문했는지 더 잘 알 수 있었다. 목살 특유의 퍽퍽함이 없이 마치 스테이크를 먹는 듯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그에 반해 삼겹살은 비계 부분이 살짝 다른 식감을 선사하면서 필자는 목살에 비해 살짝 느끼한 감이 더 느껴졌다. 원래 담백한 고기를 좋아해서인지 목살이 더 취향에 맞았다.
왜 이 가게가 인기가 있는지 고기 한 입만 먹어도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같이 곁들여주는 4가지의 소스 역시 고기의 맛을 각각 다양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아마 다음에 대구에 한 번 더 내려가면 다시 한번 찾아볼 것 같은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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