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예전부터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자주 봤었다. 그래서 한 때 일분 문화동호회라는 고등학교 동호회도 들고, 일명 오덕의 생활을 했었다. 그리고 그맘때쯤 보게 된 작품이 바로 금색이 갓슈벨이다. 만화 원제로는 금색의 캇슈.
애니의 대략적인 내용은 어느 날 키요마로라는 학생에게 우연히 갓슈벨이 찾아온다. 갓슈벨은 키요마로의 아버지가 영국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아이인데, 천재소년인 키요마로에게 도움이 될 듯하여 집으로 보내게 된다. 더불어 갓슈벨과 함께 있던 빨간책을 보내는데, 학자였던 키요마로의 아버지 역시 도저히 해석이 되지 않았던지로 빨간책의 연구까지 함께 부탁한다.
그런데 이 빨간책과 갓슈벨의 정체는 다름 아닌 마계에서 마계의 왕을 선발하기 위해 인간계로 보낸 마왕의 후보들이다. 총 50명의 아이들은 자의든 타의든 서로 죽고 죽이는 (죽여도 몸이 마계로 돌아가는 것뿐) 배틀 로열을 하게 된다. 여기서 몇 가지 룰이 있는데, 마계의 아이들은 인간인 짝꿍과 함께 해야 한다. 둘째, 짝꿍(파트너)의 마음 에너지를 통해 마력을 공급받는다. 셋째, 아이가 심하게 다치거나 혹은 책이 불에 타면 배틀 로열에서 탈락하게 되고 몸은 마계로 돌아간다.
하지만 주인공인 갓슈벨은 이런 내용들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키요마로와 만나게 된다. 처음 이 만화를 보면 이런 병맛이 있어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점점 마계 아이들을 만나면서 갓슈벨은 왜 자기가 마계의 왕이 되어야 하며, 이런 빌어먹을 상황을 만든 어처구니없는 형식의 배틀 로열에 분노하게 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기의 숨겨진 정체에서도...
개그물과 진지한 설정물, 판타지물이 적절히 잘 배합되어 만들어진 만화가 갓슈벨이다. 애니메이션도 약 60화 정도로 넉넉하다. 하지만 역시 예전에 만든 것 같은 화면비를 보면서 정말 가볍게 보면 적당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요즘 감성과는 조금 맞지 않는 병맛 개그까지) 필자는 이 애니를 정말 좋아했는데, 마지막 3화 정도는 갓슈벨의 성우가 갑자기 바뀌게 된다. 그래서 특유의 '으뉴'라고 하는 느낌이 사라지는데... 그게 정말 캐릭터에 몰입하게 하는 것을 해친다. 사실 그 부분만 없었어도. 금색의 갓슈벨의 만화는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성우의 소중한 것을 그런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여실히 느끼게 해준 작품이 바로 금색의 갓슈벨이다. 시간이 되면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개그물만 잘 견디면 내용 자체의 깊이도 나쁘지 않아. 요즘에도 잘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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