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책은 '야생 속으로'라는 책이다. 이 책은 한 젊은이에 대한 책이다. 그 젊은이는 어느 날 알레스카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그런데 그는 조금 특이했다. 마치 모든 문명의 이기를 거부한 채 홀로 자연, 아니 야생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 사람처럼보였다.
그의 부모님은 무척 높은 지위에 계셨었고, 부로도 엄청 성공하신 분이셨다. 크리스라고 불리는 이 청년 역시 공부를 무척 잘 했으며 주위로부터 촉망 받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갑자기 고등하교 정규 과정을 끝내고는 야생으로만 떠돌면서 방황 아닌 방황을 시작한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 살짝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바로 너무 자연을 동경하여 자연 속에서 살아나가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한 잡지의 기사에서 시작된다. 알레스카에서 죽은 남자의 이야기는 예상외로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눈은 두 갈래로 나눠진다.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말과 그를 찬양하는 말. 화자는 처음 그 기사를 썼던 기자이며 시장에 반응하는 그 남자의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그리하여 더 들어가서 그를 조사하게 된다.
그는 엄청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성적이 뛰어났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의 강압적인 면과 그의 사고방식, 태도 등이 그와 맞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정규교육이 끝나는 시점을 기점으로 아버지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그렇게 젊은 나이에 야생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을 보면 완전히 야생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었다. 야생과 현대의 이기 그 사이에서 왔다가싿하며 언제나 방황하는 청년 그 자체였다.
한번은 고비사막에서 며칠 동안 먹지를 못한채 구조되어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고생을 하더라도 그는 야생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특이한 것은 그와 거리에서 만났던 사람들, 짧게나마 그를 스쳐지나갔던 사람들은 모두 그를 아주 칭송하며 훌륭한 젊은이라고 치켜세웠다는 거다. 그의 마지막 야생으로의 발걸음은 알레스카였다. 거기서 그는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로 독이든 야생감자 씨앗을 먹고 죽고 만다.
책을 일는 내내 그는 왜 그렇게 방황을 했을까? 그는 어떤 젊은이였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생각을 해보면 그는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과 도덕적 관념이 높았던 젊은이가 아니었나 싶었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자기와 맞지 않는 아버지와 많이 부딪혔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아니 자기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야생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는 태생적으로 아버지와의 불화가 쌓여 있었고, 그 불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언제나 바깥으로 나돌았던 거다. 어쩌면 그의 높은 도덕관이 그의 존재 자체를 그리고 아버지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거기서 답을 내리지 못하고 매번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야생에서 떠돌았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 책 제목에서처럼 야생 속으로 라는 뜻은 그의 높은 도덕관과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그 자체였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한편으로는 이 책은 아버지의 꽉 막힌 현실 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어하는 그의 몸부림 그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처음 이 책은 자연 예찬론으로 일관될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얽메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을 갈구하는 한 청년의 자서전이며, 그의 고난과 역경이 닮겨있는 하나의 성장 스토리가 아닐까 한다. 다만 그 성장 스토리의 결말이... 맺어지지 않는 미완성이었지만, 책의 마지막에서 그녀의 여동생이 그와는 달리 잘 적응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왠지 모르게 그녀에게서 크리스가 투영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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