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지 않아, 친구와 살짝 감정이 상했던 적이 있다. 약속을 잡았으나 매번 어영부영 넘어가다 보니 친구가 생각했던 방향과 필자가 생각했던 방향이 틀려버린 것이다. 최근에 오은영 박사이 '화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도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인물에 대해서 나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뭔가 필자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도 뭔가를 거절을 하기 위해서는 근사한 이유를 언제나 찾고는 했다. 단지, 내가 하기 싫어서, 귀찮아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뭔가를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비록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큰일이 없으면 넘어가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치고, 그 약속이 다가오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영부영하게 넘어오던 일이 드디어 터져버린거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단순히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스케줄과 일정들이 함께 엮이다 보니 그 친구 역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나 보다. 내가 스케줄을 짜는 역할이었다면 오히려 고함을 질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마음속의 작고 무거운 돌덩이 하나를 지고는 헤어졌다. 그리고 다음날 주말인데도 편치 않았다. 자꾸만 내가 던진 한 마디에 그 친구가 속이 상하지 않았는지 걱정이 되었다.
어쩌면, 내가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때, 솔직하게 '나는 그걸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 하고 바로 이야기해주는게 그 친구도 혹은 나 조차도 상처받지 않는 길이 아니었을까? 뒤늦게나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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