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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후감

당신 거기 있어 줄래? - 기욤 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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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원작인 영화가 몇몇 있다. 내 기억 속 해리포터나 나니아 연대기 등이 거기에 속한다. 나는 지금 영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원작이 되는 소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 


 소설은 한 남자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환경이 낙후된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정기적으로 의료 봉사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봉사가 끝나 집으로 가야할 시간이 왔다. 헬리콥터는 남자를 기다리고, 남자는 그 헬리콥터만 타면 올해의 의료봉사는 끝나는 거였다. 그때 남자의 눈에 들어온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워 보였다. 남자는 결국 본인의 복귀를 뒤로 미루고 그 아이를 돌봐줬다. 

 환자의 치료가 끝나고 환자 가족들이 둘러 앉아 남자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그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감사의 뜻으로 남자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고 한다. 남자는 믿지 않았지만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될 수만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 죽은 옛 연인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어르신은 찬장에서 알약 10개를 꺼내 남자에게 주었다. 참고로 남자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노령의 의사다. 그에게 그 여인이 보고 싶을 때 한 알씩 먹으면 그 때로 돌아갈거라고 말한다. 남자는 믿지 않았지만 그 알약을 챙겨 집으로 온다. 그리고 집에서 호기심에 알약 하나를 자기 전에 삼킨다. 

 그런데 정말 자신이 30년 전 자신이 대학 레지던트 일때로 돌아 온 것이었다. 남자는 30년 전 자신을 만나기도 했지만 좀체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남자와 헤어질 때 챙겨온 그 당시의 신문이며 아이템들을 통해 그때가 30년 전이 맞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그녀를 한 번 더 만나게 된다. 그리고 실수로 30년 전 자기자신에게 그녀가 곧 죽는 다는 걸 말해버리고 만다. 


 이야기는 이렇게, 갑자기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훌쩍 뛰어넘어 버린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어바웃타임'이라는 영화였다. 비록 남자는 여자를 살리지만 더 큰 아픔을 사랑하는 그녀에게 주고 만다. 그렇게 꼬여버린 미래를 남자는 담담하게 받아 들이게 되고, 또 다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하나의 메시지가 그 남자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큰 흔들림을 시작하게 된다. 

 한 권의 책을 단순한 포스트 하나에 옮겨 닮기란 쉽지 않다. 그게 시간과 공간에 관련된 내용이라면 더욱 더 힘든다. 작은 표현 하나가 이야기의 전체 흐름에 방해는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크다. 하지만 책 자체는 너무 재미있었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나였어도, 2일 만에 완독을 해버릴 정도로 속도감도 좋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야기의 흐름에 파묻혀 명확한 주제의식이 잘 드러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소설은 분명 시간을 다루고 있지만 그 시간을 어덯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이 떨어지는게 아쉽다. 기욤 뮈소의 책들이 거의 대부분 읽기는 쉽지만 주제 의식이 떨어진다는 말들은 많이 들었었다. 그러나 이렇게 읽고 나서 기억에 남는 문장 하나 없을 줄은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잘 짜여진 로맨스 소설을 읽는 느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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