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언젠가부터 우리의 주요 국경일만큼이나 중요시되어 온 날이다. 발렌타인데이.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한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발렌타인 데이는 성 발렌타인이라는 성인을 기리는 날이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부터 이 날에 초콜릿을 주도록 마케팅적으로 이용하였고, 자연스럽게 발렌타인데인는 초콜릿을 전달 받는 날이라고 인식되었다.
그렇게 보면 마케팅으로 인해 그 취지가 조금씩 변한 날이 발렌타인데이만은 아니다. 크리스마스 역시 마케팅적 요소가 엄청 많이 들어간 날이다. 크리스마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산타클로스의 경우 지금처럼 빨간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코카콜라에서 산타클로스에게 자기 기업의 상징인 붉은 옷을 입히고 나서부터 어느새 산타클로스는 곧 빨간 옷을 입는다는 관계가 성립되어 버렸다.
발렌타인데이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오직 이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발렌타인데이는 연인들과 아무 상관이 없는 날이라는 거다. 거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여러 입간판들을 보다보면 사람들은 오직 그 날에만 사랑에 빠져야만 할 것 같은 문구들로 넘쳐난다. "특별한 오늘", "그 날을 위해" 사랑을 하게 되면 특별하지 않은 날이 어디있고, 일반적인 날이 또 어디겠는가?
매일매일이 새로운 행복으로 넘치고 연인을 볼 때마다 즐겁다. 단지 그 둘 사이에게는 뭔가 다른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할 뿐이다. 발렌타인데이와 크리스마스는 그런 니즈를 충족시키는 날이다. 거기에 기업의 마케팅까지 +알파로 첨가되면 거리는 연인들로 북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연인들의 이벤트가 되는 날에는 꼭 기독교적 성인을 기리는 날이 되는 걸까? 그 부분도 생각해볼만한 내용이다. 성 발렌타인과 아기 예수. 어쩌면 그들이 태어난 날이 특별히 사랑의 에너지가 충만한 시기가 아니었을까? 애니메이션 속 이야기 같지만 우리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여 365일 중 그 날을 특별한 날로 지정한거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 편으로는 12월과 2월, 두 기념일 모두 겨울이다. 연인과의 날을 기념할 때 여름 보다는 겨울이 더 많다. 추우니까 더 사람의 체온이 필요해서 이렇게 연인의 날을 만든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