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을 발제하기 위해
신촌으로 갔다. 어제 룸메형의 친구와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시고, 4시 반까지 발제내용들을 정리를 한다고
잠을 설쳐서인지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고, 머리도 멍해져서 어떻게 발제를 해야 할지 감이 오지않았다.
처음하는 발제라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가야할지 조금 막막했다.
우선 예전에 아는 분들과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 했을 때를 많이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이 자주 이야기 하는 부분에 대해서 초점을 맞춰서 발제의 내용을 정했다.
그렇게 조금은 짧게, 조금은 어설프게 준비한 발제를 들고 부랴부랴 신촌의 홍익문구 5층으로 향했다.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관악구로 이사를 해서인지 신촌까지 가는 거리가 짧지만은 않았다.
결국 10시 시작인데 8분쯤에 들어갔다. 이미 그곳에는 4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앉아 안부를 물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급하기 계단을 뛰어 올라온다가 가빠진 숨을 비치된 레몬차로 달래면서 언제 시작을 할까하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지각하는 분들과 일찍 오신분이 나뉘어 지고 참석자들 중 오실 분은 다 왔다고 생각이 되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첫 발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명과 그 이유에 관한 내용이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프라하의 풍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분도 계셨고, 만남과 우연에 대한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는 분도 있었다.
소설이 신비로운 우연의 만남에(예컨대 브론스키, 안나, 플랫폼, 죽음의 만남이나 혹은 베토멘, 토마시, 테라자, 코냑 잔의 만남 같은 것) 매료된다고 해서 비난할 수 없는 반면, 인간이 이러한 우연을 보지 못하고 그의 삶에서 미적 차원을 배제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첫 번째 이야기를 할 때는 나의 진행미숙이었는지 많은 이야기가 잘 오가지 않은 듯했다. 몇몇 분들도 기억에 남는 장면을 이야기 하기는 했는데, 당시에 적어 놓지 않아서 잘 기억이 안 난다.
그 다음 이야기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빠졌다. 오히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가 이번 발제의 주제였을지도 모른다. 그 만큼 이 책은 주제 및 케릭터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과 다양한 관점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처음에는 토마시와 테라자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다. 테레자의 사랑과 토마시의 사랑, 토마시에 대한 관점이 다양하게 나왔던 것 같다. 토마시처럼 부럽지만 그렇게 사랑해서는 안된다는 점이 가장 컸던 것 같다.
그 다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의 제목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왜 작가는 이 책의 제목을 이렇게 정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가면서 어쩌면 이 책의 중심주제인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다. 그 가벼움이라는게 뭔지.
책에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책은 1번 읽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꾸 곱씹게 되고, 그렇게 좋은 작품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또한 이런 발제를 하면서 무언가를 적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내용이 들어가서 정리가 안되는 상태다. 무언가 디테일 한 것을 묻고 이야기 하면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무엇인가를 이야기하자고 하니 그게 이게 맞나? 혼잡스럽다. 하지만 너무 시대상, 사람의 감정사 그리고 그 사람들의 알 수 없는 듯한 마음들을 너무 잘 표현한 작품인 것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하지만 저의 발제에 참석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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