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집에서 걸려온 전화에 잠에서 깻다.
엄마 목소리에 일단 덜컥 겁이 났다.
무슨 일일까하는.. 생각.
단순한 안부였지만 안부가 아닌 질책 같은 통화였다.
아버지에게 자주 연락하라는 엄마에 말에 서울과 대구의 거리였지만,
바로 앞에 엄마가 있는 것 처럼 뜨끔거리는 마음이었다.
아버지가 한 달 정도 계속 감기에 시달리신다다.
몸살에 기침에 .. 그럼에도 농사일 때문에 오늘도 아침일찍 논으로 발을 옮기신단다.
그래서 전화라도 해줘서 기운을 북돋아 주라는 것이다.
한 달동안 감기라..
걱정이 되었다. 아버지의 연세도 연세지만,
감정표현이 서툴던 분께서 요즘들어 부쩍 서운한 감정을 내비치신다.
그 모습에서 요즘들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버티다 버티다 어떻게
내비친 마음인지 알것 같아.
오늘 따라 유난히 미안해진다.
내가 뭔가를 잘못한 마음이 계속든다.
작은 통화라도 자주 못드린거. 자주 못내려간거.
그리고 대구 있을 때, 아버지 일손을 못도와 드린거.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쓰기 주제가
아버지이다.
갑자기 그 주제가 유난히도 끌리고,
다른 사람들의 글들이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곧 다른 아버지들도 똑같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드는 한가지의 의문
왜 아버지는 다 똑같은 느낌을 주는 걸까?
분명히 다른 사람이고, 다른 분들인데,
아버지라는 이름만 붙이면, 비슷한 느낌이 드는 건
어절 수 없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애잔한 아버지가..
언젠간 또 되어야겠지....
더 이상 아버지라는 이름이 애잔하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버지라는 이름하나가 유쾌하고, 활기찬 이미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따라 그 애잔함이 ..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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