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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18 [365일작가연습]
주제: 소풍
아침부터 분주하다. 아니 아침이라기 보다는 새벽이라는 말이 더 맞겠다. 농번기의 농촌은 정말 태풍이 온 것과 같이 하루 일과가 무척이나 바쁘게 돌아간다. 새벽 4시경에 일어나 대충 끼니를 떼우고 집을 나서면 밖은 붉은 기운이 넘실거리며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호미를 들고 밭으로 향한다. 밭에는 이미 많은 동네 할마시들이 벌써부터 나와 밭에 나 있는 풀들을 뽑고 있었다. 나도 서둘러 앉아 풀을 뽑기 시작한다. 오늘 풀을 뽑아야하 하는 양 만 해도 1마지기(약 200~300평) 정도는 된다. 부지런히 뽑지 않으면 다 하지 못하고 내일 또 일이 밀리게 된다.
아침 10시 정도가 되면 어느새 햇볕은 따가워지고 목도 막히기 시작한다. 풀 밭 한가운데 던져둔 얼음물을 마시고 나니 다시 기운이 돌면서 쳐지기 시작하는 몸을 채찍질 한다. 그때, 저쪽 큰길가에 노란띠의 행렬이 보이기 시작한다. 5월의 햇살아래 소풍을 나온 유치원생들인듯 하다. 앞 쪽에 서서 아이들을 이끄는 선생님도 10시에 때양볕이 따가운지 연신 얼굴을 찡그린다. 아이들의 등 뒤에는 노란 가방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빵빵하다. 그래도 아이들은 무거운지 모르고 희히낙낙거리면서 종종걸음으로 선생님의 뒤를 따라간다.
아이들은 더운줄 모르는데 어른들만 더운 5월의 소풍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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