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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영화

코쿠리코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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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스튜디오의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봤다. 요즘에 나오는 다른 만화영화에 비해서 잔잔하면서도 뭔가 뭉클한 그런 영화였던 걸로 기억이 난다. 꼭 "귀를 기울이면"이 떠오르는 그런 영화랄까?


귀를 기울이면

"귀를 기울이면"은 청소년인 두 남녀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영화였다. 그리고 이번 "코쿠리코 언덕에서"도 두 남녀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영화였다. 단지, 그 메개체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귀를 기울이면"에서의 두 남녀의 매개체는 책이었다.



여 주인공이 책 속의 대출 카드에서 언제나 자신 보다 먼저 책을 빌려 가는 남자의 이름을 보면서 남자와 여자가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 소소하면서도 건전한(?) 만남이 웃음짓게 만드는 영화였다면,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매개체는 깃발이다.



도쿄 주변의 작은 마을에서 여 주인공 메르는 아침마다 자기방 창문에 깃발을 단다. 그러나 이 깃발은 바로 뱃사람들끼리 연락을 주고 받는 수기이다. 그리고 이 수기를 유심히 보던 남자 주인공(이름이 잘 기억 나지 않는다.) 이 둘의 모습이 잔잔히 그려지는 것이 꼭 "귀을 기울이면"에서의 남녀 주인공 같은 느낌이 든다.

2011년이라는 그나마 최신(?)에 속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요즘에 많이 보이는 3D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2D 애니메이션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애니칼럼에서 한창완(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실재 저녁노을보다 훨씬 진하고 깊으며 오래가는 붉은 2D색감의 지평선은 작품이 이야기하는 주인공의 그리움과 애절한 사랑을 영상을 넘어 전달한다. 늦은 오후 텅빈 교교실의 깊은 구석까지 파고드는 희미한 태양의 그림자로 2D애니메이션은 3D가 잊고 살던 숨겨진 아픔을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낸다.

그것이 지브리가 추구하는 가치인가? 아니면 정체성인가? 사실 지브리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노노케히메"와 "이웃집의 토토로"가 나왓을 때에 비해 지브리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다. 아니, 내가 생각하는 평가였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후에 이슈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지브리가 2D를 지향하는 것은 예전의 전성기를 회상하는 미야자키 고로의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렇든 저렇든 간에 2D를 지향하는 지브리가 있기에, "모노노케히메"나 "이웃집의 토토"로를 보면서 이것이 지브리지 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지브리는 지브리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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