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음식

양재 맛집 "영동족발"을 찾아서

반응형

영동족발이라는 맛집이 있다. 그런데 나도 알게 된지 며칠이 안된다. 아니 사실 족발을 먹으로 가기 바로 직전에 가게 이름을 처음 들었다. 

사실 출발은 단순한 친목도모였다. 우리 팀내 남자는 2명 뿐이다. 그래서 의기투합을 위해 회사 끝나고 간단하게 한 잔 하자고 제안을 했다. 직장 동료 A는 흔쾌히 제안에 응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A는 평소 덩치가 있는데 최근들어 다이어트를 결심하였고, 지금 3개월째 개인 PT를 받으며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는 중이었다. A는 자신이 PT 수업이 없는 날 같이 맛집을 탐방하자며 1월 14일을 그 날로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12월 30일 시간이 어떻게 되냐고 묻는 것이었다. 


어떻긴 어때 그냥 집에서 뒹굴거린다고 말하니, 자기가 그날 PT가 쉬는데 14일이 아니라 30일로 날짜를 변경하면 안 되냐는 것이었다. 뭐 나도 별다른 약속이 없어 그날 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 날이 바로 당일이었다. 우리는 최대한 업무를 끝내고 짬이 나는 시간에 맛집 검색에 나섰다. 그리고 찾은 곳이 영동족발이라는 집이었다. 


A가 추천한 영동족발은 서울 3대 족발집 중에 하나라고 했다. 사실 그 전 광화문에서 오향족발을 먹고 그 이상의 족발은 없다라는 선언한 나로써는 구미가 당겼다. 그리고 퇴근 후 바로 양재역으로 발을 옮겼다. 영동족발이 있는 위치는 양재역 5번출구에서 한 5분 내려가다 보면 골목이 나오고 그 골목 좌측에 양재 파출소가 있다. 그 양재파출소 바로 옆이 '영동족발'의 본점이었다. 그러나 길치인 A와 지도 없으면 길치와 다름 없는 나로써는 자세한 위치까지 가르쳐 주지 않는 '구글지도'에 팍침을 느끼며 10분 정도를 헤매었다. 

역시 한국 지형에 강한 '네이버 지도'를 써야지 하며 네이버 지도를 검색하니 본점은 물론 3호점의 위치까지 다 나와 있었다. 우리는 재빨리 본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본점은 이미 그 날에 사용할 재료가 떨어졌는지 '1 ~ 4'호점을 이용하라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 문구를 확인하고 고개를 딱 돌리자 마자 '영동족발' 골목이라고 할 수 있는 1호점, 2호점, 3호점이 쫙 깔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그나마 춥지 않으면서도 넓게 앉을 수 있는 3호점으로 들어갔다. 3호점에서 족발 中자를 주문하였다. 그러자 A가 뜬금없이 中과 大의 차이를 아냐고 물어왔다. A의 말에 의하면 中은 돼지의 뒷발을 大는 돼지의 앞발을 사용한다고 했다. 사실 中과 大는 3천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럼 왜 大가 앞발이냐고 물어보니 돼지가 주로 쓰는 발이 앞발이라서 더 맛있다는 평이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 大자를 주문할 걸 하는 후회가 생겼다. 


얼마 후 족발 中이 나왔다. 처음 맛은 부드러웠다. 약간 달짝지근한 맛이 입 안에 맴돌았다. 특히 지방과 껍질 사이에 야들야들한 살코기가 맛있어다. 그러나 달달한 족발은 언제나 첫맛은 맛있지만 끝까지 그 맛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내 입에는 조금 빨리 질리게 된다는 거다. 이것은 예전에 먹은 오향족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왜 사람들이 서울 3대 족발이라고 하며 찾는 이유는 확실히 있어 보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