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1인용 식탁을 알게 된 것은 수업시간이었다.
최근의 현대소설을 읽으면서 그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은유와 의미들을 배우는 수업이었는데
당시 '1인용 식탁'안에 있는 '로드킬'이라는 소설을 중심으로 공부를 했다.
그 후 도서관에서 소설집을 발견하고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손에 쥐었는데
읽으면서 생각한 점은 '역시 난 단편 소설하고는 맞지 않는다'라는 점이다.
매번 끊어지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나는 호흡이 끊기는 느낌이 들었고,
그렇게 한 편을 읽을 때마다 쉬는 시간도 늘어놨다.
결국 4달이 지나서야 완독하고야 말았다.
윤고은의 소설을 보면서 조금은 비현실적이고 환상소설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수형이라는 비평가는 소설집의 끝머리에 환상소설같은 특징을
현실과 환상의 순환이라고 했다. 환상에 있으면서 현실을 두려워하는 것이
전반적인 소설의 흐름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들어보면 정말
소설집의 전반적인 내용은 현실에서의 도피를 환상의 세계로 잡고 있는 듯하다.
물론 1인용 식탁 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 모두 그런 환상적인 증강현실을
현실의 도피처로 이용한다. 스마트폰이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이
가상현실, 증강현실에 사람들이 열망하는 것은 꼭 그런 신 기술과 IT의 발달이
편하고 신기한 것 말고도 도피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 로드킬을 읽을 때는 나는 환상이라는 소설적 특징을 집어내지 못했다.
처음에는 그렇게 확실히 보이는 환상이라는 연결고리를 왜 못 잡아낼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나라는 사람이 환상적인 세계에 빠져살기에
소설 속에 나타난 환상을 집어내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 속에 사는 물고기가 주위에 물로 가득 찼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 처럼
이미 나에게는 환상은 이질적인 도피처가 아니라 삶, 현실 그 자체가 된 듯 하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영화화 결정 (1) | 2017.02.16 |
---|---|
종이책 읽기를 권함 (0) | 2017.01.27 |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을 통해서 본 앤 (0) | 2017.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