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독서모임을 한다.
처음 대구에서 상경한 나로써는 새롭게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별다른 거부감 없이, 긴장감없이 마음껏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자리가 아닐 수 없다.
그곳에서는 내가 모르는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린 사람들도 있고, 더 나아가 조금은 터 넣고 말해도
내 주변의 이해관계와 전혀 엮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바로 말이다.
그리고 태도이다. 집에서 막내로 자라왔다고 하면 대게 사람들은 사랑을 많이 받았을거라 생각을 한다.
물론 사랑을 많이 받아왔다.
그리고 예의를 지켜야 할 윗사람도 많이 대해야 했다.
막내는 언제나 심부름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나의 경우에는 어쩌면 조금 지나칠 정도로 윗사람들에게 예의를 지키는 경향이 있다.
나와 이해관계가 엮일 경우에는 그 긴장함이나 예의를 지켜서 말이 세어나오지 않게 하려는 기색이
역역하게 드러나 눈에 보일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이 힘들어 했고,
결국, 다른 직장을 알아보기로 결심까지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나만 꼭 그렇게 사람과의 관계에서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윗사람, 특히 상사와의 관계를 힘들어 했고,
웹툰의 미생에서는 ' 상사가 곧 회사이다.' 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내가 다른 사람들도 다 겪는 이런 사람과의 관계를 잘 못 버티는 이유는 딱 한가지 이다.
바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원래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빨리 해소하지 않으면 안에서 쌓이고 쌓여
결국 안 좋은 독소를 내뿜는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봐 혹은 그로 인해 나의 평판이 나빠질까봐
안좋은 소리나 상사의 욕도 제대로 못하는 경향이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몰래 상사 욕을 하다가 해당하는 상사가 듣게 되어 낭패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좋은 해결책을 독서모임의 한 누나한테 듣게 되었다.
그 누나의 말의 의하면 자기는 사람을 지칭할때 애칭을 붙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애칭이 특이하다. 어떤 사람에 이니셜에 맞춰서 그 이니셜에 맞춘 영어 애칭을 붙인다는 것이
키포인트다.
예를 들어 '명수' 라는 이름이 있다면 .
이니셜인 'M'에서 따서 '미카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이야기 하면서 '아 미카엘 그 애는 왜 그러는지 몰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대의 욕을 해도
해당 상사가 듣더라도 자기를 지칭하는지 모르고 외국인 친구인줄 알고 지나친다는 것이다.
정말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 그냥 붙이는 애칭이나 별명 보다는
정말 그 사람이 모르게 하는 이런 영어식 애칭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나도 이제 스트레스를 받으면 마음껏 전화기를 붙잡고 그 상사옆에서 외쳐야 겠다.
" 야이 미카엘 꺼져! 너 밥 맛이야!" 라고 .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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