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독서모임을 갖다와서 집에 오니까 저녁 4시 정도가 되었던 것 같다.
이것 저것 밀린 집안일을 마무리 짓고 TV앞에 앉았을 때, 우연히 영화 써니가 나왔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수상한 그녀"에 주연인 심은경양의 지난 작품을 보여주는 테마였던 것 같다.
꼭 그렇지 않은가? 영화 어벤전스가 신작으로 나오면 어벤전스에 나오는 히어로들이 나오는 영화들만
주구장창 틀어주는 OCN이든 채널CGV의 마케팅!
그래도 다른 채널에서 딱히 볼만한 영화가 없었거니와 다시 한번 써니를 보게 되었다.
추억속으로 빠지게 만들게 만드는 써니.
영화 써니의 줄거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라 생각된다.
500만관객을 불러모은 영화 써니.
그 속에는 복고, 우정, 그리고 재미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들어 있다.
그래도 짤막한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나미는 병원에서 우연히 어릴 적 친구인 춘화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춘화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게 되면서 조금씩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흩어진 친구들, 예전의 써니 멤버들을 찾아다니는 내용이다.
그 중간중간에 나오는 당시의 추억들, 현재의 추억들, 그 것들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면서
나도 저런시절이 있었는데 하는 아련함이 가슴 속에 남게 된다.
특히 요즘 직장을 다니면서, 그것도 타지에서 다니는 직장은 외로움을 남긴다.
그러면서 오히려 더욱 자주 전화를 하게 되고, 나와 연관된 사람들의 끈을 놓치기 싫어 하는 나를 보게 되면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저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넘치게 된다.
그리고 그 울렁거림은 몇년이 지나 다시 보게 되는 써니에서도
여지없이 나의 심장을 울리게 만든다.
그런데 이런 느낌을 써니 이전에도 한 번 받은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영화가 아닌 만화의 느낌에서 말이다.
20세기소년1(신개정판)
- 저자
- Urasawa Naoki,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출판사
- 대원씨아이_ | 2001-02-26 출간
- 카테고리
- 만화
- 책소개
- 『20세기 소년』제1권. 본 작품은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독자의...
그 것은 바로 20세기 소년 이라는 만화책에서이다.
물론 20세기 책은 장르도, 스토리도, 그리고 주는 떨림도 다르다.
그러나 나는 오늘 문득 써니에서 20세기 소년의 그 장면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바로 나미가 수지를 보기 위해 뛰우는 신문광고이다.
그 신문광고, 친구를 찾기 위해 뛰우는 신문광고가.. 꼭 20세기 소년에서
주인공이 어릴 적 친구들을 불러 모우기 위해 띄우는 자신들의 깃발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특히 써니라는 이름과 그들이 만든 깃발.
우리가 어릴 적 한번 씩은 해보았던 비밀기지, 아지트의 느낌.
그 느낌을 써니나 20세기 소년 그 모두 느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 것은 이 두 작품 모두 살아서는 같이 모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써니에서는 한 명이 죽어 버리고, 20세기 소년에서도 꼭 누구 한 명이 사라진 채
모든 친구들이 모여있게 된다.
얼마전에 읽은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 이런 대목이 나온다.
동창회에 가는 인간은 두 부류가 있다고.
한 부류는 현재에 찌질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 과거의 당당한 자신을 만나기 위해 가는 사람이고,
다른 한 부류는 과거의 찌질한 모습을 잊게 만들기 위해 현재의 당당한 모습으로 가는 사람이다 라고.
물론 정확한 말은 생각이 나지 않나 비슷한 내용을 생각나는대로 조합하기는 했지만.
그의 책에서는 결코 동창회에서 무조건 행복해져서 오는 사람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이 영화 '써니'에서 보면, 그리고 20세기 소년에서 보면 꼭 그렇지 만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그때로 돌아가는 모두다. 지금의 쓸쓸함을 잊기 위해 가는 것은 아닐까 한다.
친구. 우정.
어쩌면 이 말들은 너무 많은 작가들, 그리고 컬럼리스트들이 사용한 단어들이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히 이야기해야 하는 점은 이 두 단어는 ,
가끔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단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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